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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신세계그룹, 페이사업 매각 추진 이유···지마켓?

유통·바이오 채널

신세계그룹, 페이사업 매각 추진 이유···지마켓?

등록 2023.04.07 17:29

김민지

  기자

경쟁사는 강화하는데···'SSG페이·스마일페이' 매각설 솔솔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재무구조 악화···효율성 강화 측면카·네·삼 점유율 90%···자체 역량 확보보다 파트너십 유리

그래픽=배서은 기자그래픽=배서은 기자

신세계그룹이 간편결제서비스 SSG페이(쓱페이)와 스마일페이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쓱페이, 스마일페이의 성장을 위해 매각이나 투자유치, 지분교환 등을 통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 등을 놓고 다양한 기업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페이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고민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페이 사업은 대형 유통기업들이 사용자 록인(Lock-in)과 데이터 수집을 위해 중요하게 꼽았던 서비스다. 신세계그룹의 쓱페이, 스마일페이 외에도 롯데의 'L.페이(엘페이)', GS리테일의 'GS페이', 쿠팡의 '쿠페이' 등이 있다. 컬리 또한 '컬리페이'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카카오페이가 점유율 42.4%로 압도적 1위다. 그 뒤를 삼성페이(24%), 네이버페이(24%)가 잇고 있다. 나머지 50여개의 업체들이 16.2% 시장을 나눠가지고 있는 구조다.

페이 서비스에 뛰어드는 곳이 늘며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도 업계는 계속해서 이 사업에 힘을 쏟아 왔다.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다 사용자 록인, 데이터 수집, 자체 결제 시스템으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1일 평균 간편결제 거래액은 2020년 4009억원, 2021년 55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7232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신세계그룹이 페이 사업을 매각하려는 이유는 그만큼 이마트의 재무구조가 좋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효율이 나지 않는 페이 사업을 정리하고 파트너십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마트는 지난 2021년 이베이코리아와 스타벅스코리아를 인수하면서부터 재무구조가 악화하기 시작했다. 우선 이베이코리아와 스타벅스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PPA상각비(기업인수 과정에서 무형자산 상각)가 지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마트는 이 PPA상각비를 1년에 1600억원씩 10년간 상각하기로 했는데, 10년 동안 1분기당 400억원의 PPA상각비가 발생하는 셈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4.2% 감소한 1451억원에 그쳤다.

늘어난 이자비용도 부담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이마트가 지출한 이자비용은 3175억원으로 전년 대비 48.6% 뛰었다. 이자보상배율은 0.45배로 1밑으로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58.8%, 당좌비율은 36%로 단기유동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편은 아니다.

이에 강희석 대표는 올해 이마트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비효율 자산 유동화,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차입금을 대폭 감축하고 금융비용 부담을 감소시키겠다"며 "특히 2023년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축소하고 핵심·수익 사업 영역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미뤄 봤을 때 페이 사업 매각이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쓱페이사업부는 거래액이익률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SG닷컴 사업보고서를 보면 쓱페이의 거래액이익률은 2020년 0.7~0.9%에서 지난해 0.3~0.4%로 떨어졌다.

게다가 페이 사업은 IT가 기반이 돼야 하지만, 금융 분야의 전문성도 필요하다. 또 이미 카카오·네이버·삼성페이가 두 자릿수 점유율을 가진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전문 역량을 확보하는 것보다 매각 후 파트너십 체계를 꾸리는 게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

신세계그룹은 사용자 데이터 분석 측면에서도 멤버십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다. 굳이 쓱페이나 스마일페이의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페이 사업을 영위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실제 소비자들의 활용도 등을 따져봤을 때 역시 매각이 더 나을 수 있다.

신세계그룹이 쓱페이와 스마일페이 매각 대금으로 얼마만큼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020년 신세계아이앤씨에서 SSG닷컴으로 쓱페이 사업권을 넘길 당시 양도금액은 606억원이었다.

이때 일각에서는 쓱페이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쓱페이의 결제액은 2조4000억원으로 추산됐는데, 거래대금이나 사용자 수를 기준으로 봐도 600억원 대는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재무부담이 커졌고 강희석 대표도 효율적인 사업 운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효율성이 떨어지는 페이사업부를 매각하고 이를 잘 하는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더욱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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