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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G·SK·CATL' 다 잡았다···포드의 '배터리 다각화' 뭘 노렸나

산업 전기·전자

'LG·SK·CATL' 다 잡았다···포드의 '배터리 다각화' 뭘 노렸나

등록 2023.02.22 14:49

김정훈

  기자

테슬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 야심SK·中 손잡고 美공급망 구축...LG와 튀르키예 합작공급망 안정화, 비용 절감 등 초기대응 전략

'LG·SK·CATL' 다 잡았다···포드의 '배터리 다각화' 뭘 노렸나 기사의 사진

전기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 포드자동차가 한중 배터리 3사와 일제히 손을 잡았다. 북미에선 SK온과 합작사를 통해 배터리 공장 증설을 추진하며 튀르키예 생산기지는 결국 LG에너지솔루션을 파트너로 맞이했다. 배터리 화재 위험을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CATL과도 협력하는 등 배터리 다각화 전략에 속도를 붙인 모습이다.

22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및 튀르키예 코치그룹 3사가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3사는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2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생산능력은 향후 45GWh까지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포드는 이달 초 SK온과 추진 중이던 최대 4조원 규모의 합작법인 계획을 철회한 뒤, LG에너지솔루션과 끝내 협상을 확정지었다. 포드의 계획은 튀르키예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포드의 유럽용 전기차에 대량 공급할 예정이며, 배터리 판가 문제로 협상이 지지부진하던 SK온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이 협력에 적극적이었던 점이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대신 북미 시장의 경우 포드는 SK온과 손잡고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1~3공장 건립 계획을 진행 중이다. 양측은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컨터키 1·2공장(86GWh)과 테네시공장(43GWh) 등 총 3개 생산기지를 짓기로 했다. 배터리 공장은 2025년부터 순차적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작년 말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기공식을 직접 챙기는 등 신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포드는 중국 CATL과 손잡고 미국에 리튬인산철(LFP)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혀 한국 배터리 업계를 긴장시키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포드는 CATL과 기술 제휴를 맺고 100% 자기 자본으로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적대 관계가 있는 중국의 자본이 들어가면 안된다는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조건을 피하면서 원천 기술은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포드가 택한 것이다.

포드가 CATL과 손잡은 결정적 배경은 가격 경쟁력 우위 확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LFP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콜·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니켈과 코발트가 필요 없고 가격이 저렴하며 산화철을 양극재로 쓰는 게 특징이다. 한국 배터리 3사가 삼원계 배터리가 주력이라면 CATL, BYD 등 중국 업체는 LFP를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테슬라가 모델3에 LFP를 채택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LFP배터리 원천기술은 미국이 갖고 있으나 미국에서 생산을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포드는 중국의 협조를 통해 향후 가격 경쟁력이 화두가 될 전기차 시장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보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드 입장에선 앞으로 저가형 차종을 많이 팔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보급형을 많이 판매보면 화재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는데 신뢰성이 있고 화재 위험성이 낮은 LFP 배터리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왼쪽)과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가 5일 (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기공식에서 H빔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SK온 제공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왼쪽)과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가 5일 (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기공식에서 H빔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SK온 제공

전문가들은 글로벌 배터리 회사 3곳을 동시에 손잡은 포드의 행보를 두고 전기차 사업 초기 단계의 보편화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배터리는 아직 기술 표준도 없는 초기 시장이고 공급망은 자꾸 불안해지니까 결과적으로 고객사 다변화로 공급망 안정화를 가져가야 한다"며 "초기 시장에선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하면서 효율성, 원가 절감 등을 따져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시장 진입 초기에 LG 배터리를 사용하다 SK 쪽으로 배터리 공급망을 늘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LG·SK와 협력 외에도 자체적으로 전고체배터리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파트너사를 늘리고 있는 포드의 경우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톱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야망도 갖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 완성차 제조사별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테슬라가 1위, 포드는 2위를 차지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포드의 실행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과거 포드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라이벌인 제너럴모터스(GM)에 판매 1위 자리를 빼았겼고, 지난해는 연간 생산량이 600만대에 못 미쳐 세계 6위권이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포드는 새 CEO(짐 팔리)가 왔지만 (전기차 사업) 실행력에서는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다"며 "픽업트럭(F시리즈)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양쪽에서 전기차를 많이 판매하기 위해 중국(LFP)과도 협력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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