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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우발채무·주택 브랜드 강화 숙제

부동산 건설사 건설 새얼굴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우발채무·주택 브랜드 강화 숙제

등록 2023.01.05 17:05

수정 2023.01.05 18:52

장귀용

  기자

어깨 무거운 박현철 부회장···20여년 만에 친정 복귀위기관리 및 계열사 안착 경험 다수···'구원투수' 될까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우발채무·주택 브랜드 강화 숙제 기사의 사진

롯데건설은 6년 장기집권의 하석주 사장에 이어 박현철 부회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맞이했다. 박현철 부회장은 40년 가까이 롯데맨으로 지내면서 그룹 내 계열사들의 위기관리와 성공적 안착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업계에선 박현철 부회장이 롯데건설이 안고 있는 우발채무를 비롯한 유동성 위기와 주택브랜드 강화 등 숙제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현철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전임 하석주 대표가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원포인트 인사로 발탁됐기 때문에 올해가 사실상 부임 첫 해다. 박현철 부회장은 1985년 롯데건설로 입사해 기획‧개발‧감사 업무 등을 수행했다. 1999년 그룹 경영관리본부로 발령받으면서 롯데건설을 떠났고 20여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20여년만의 친정복귀지만 앞에 놓인 숙제가 만만치 않다. 롯데건설의 사정이 썩 좋지만은 않아서다. 롯데건설은 현재 PF우발채무를 비롯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과 공동주택 브랜드 '롯데캐슬'에 대한 전략 강화도 필요하다.

◇내부사정도 안 좋은데 시장상황까지 최악=특히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떨어진 시장의 신뢰회복이 급하다. 롯데건설의 장기신용등급은 A+로 높은 편이지만 레고랜드 사태의 불똥이 번지면서 많은 억측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부실이나 채무불이행 등을 우려하는 시장의 시각을 적극적으로 되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우발채무·주택 브랜드 강화 숙제 기사의 사진

현재 롯데건설은 현재 4조원이 넘는 PF우발채무를 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돌아오는 만기를 막기 위해 계열사들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수혈했다. 유상증자‧차입‧차입보증 형태로 약 1조8000억원의 자금이 투입했다.

도시정비사업도 순탄치 않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4조2000억원의 실적으로 최대기록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수익률은 전년보다 낮아졌다. 조합의 민심도 시공능력평가에서 더 앞서는 경쟁사들의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자금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가진 조합도 많다.

특히 지난해 말 대우건설과 경쟁했던 용산구 한남2구역에서의 패배가 뼈아프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중에선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한남2구역의 결과로 대우건설은 다시 상위권 경쟁에 힘을 얻은 반면 롯데건설은 기세가 많이 꺾였다"고 했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올해엔 적극적으로 신규 수주에 나서기보다는 기존에 수주했던 현장들의 분양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해 청담 르엘(청담삼익 재건축), 미성크로바 등 주요 사업장에서 분양이 예정돼 있다"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기 때문에 좋은 입지를 내세워서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해외수주는 해외시장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계열사 의존율이 높은 것은 개선해야할 사항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해외수주로 17억6900만달러를 달성했다. 역대 최대 실적은 물론 10억달러를 넘어선 것 자체가 처음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주가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법인의 라인 프로젝트와 롯데글로벌로지스(LGL)의 베트남 물류센터 등 그룹 내 수주에 그쳤다.

◇박현철, 롯데그룹 대표 '구원투수'로 꼽혀···이번에도 성과 낼까=롯데그룹에선 박현철 부회장을 대내외의 녹록치 않은 상황을 이겨낼 적임자로 보고 있다. 박 대표가 롯데그룹 내에서 위기관리와 인수 업체 안착 등 '구원투수'로 다수 활약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박현철 부회장은 1985년 롯데건설로 입사했지만 1999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뒤 줄곧 경영관리 등 '돈줄'을 관리하면서 전략‧운영 등 기업의 체질개선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했다. 그가 실무를 맡았던 보직도 ▲그룹 경영관리본부 경영관리팀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 등이다. 2006년 이사대우가 되면서 임원이 된 후에도 그룹 정책본부 운영팀장과 롯데쇼핑 운영담당을 겸직했다.

박현철 부회장은 신규 계열사를 정상 안착시키는 데도 많은 공을 세웠다. 2014년 현대로지스틸스(현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인수한 직후 감사로 활동했다. 2015년엔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서 롯데월드타워 공사에 깊게 관여했다. 당시 안전관리를 맡으면서 친정인 롯데건설과 합을 맞추기도 했다.

2015년 5월 당시 안전관리위원회 안전상황실 부실장(전무)였던 박현철 부회장의 모습. 오른쪽 두 번째 안내 빔을 들고 설명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박현철 부회장이다. 사진=롯데물산2015년 5월 당시 안전관리위원회 안전상황실 부실장(전무)였던 박현철 부회장의 모습. 오른쪽 두 번째 안내 빔을 들고 설명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박현철 부회장이다. 사진=롯데물산

롯데물산 시절은 박현철 부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특히 빛을 발했던 시기다. 사업총괄본부장으로 안전관리를 맡아 대내외 리스크를 관리했다. 2016년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관련으로 구속되자 대표 대행을 맡아 위기를 극복하고 2017년 2월 롯데월드타워 사용승인을 이끌어냈다. 이 공로로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정식 롯데물산 대표이사가 됐다.

실제로 박현철 부회장은 대표대행을 맡고난 뒤 롯데월드타워 건설 근로자와 가족 초청 음악회를 여는 등 민심을 다독이고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롯데월드타워 내부 계단을 활용한 수직 마라톤 행사나 김자인 클라이밍 선수의 롯데월드타워 외벽 등반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업계에선 박현철 대표가 인적쇄신보다는 사업구조 개편과 자금관리 등 체질개선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과 롯데건설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내세웠다"면서 "여기에 안전관리와 윤리경영 등을 강조해 대외 신뢰회복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박현철 부회장은 1960년 경북 상주에서 출생해 대구의 경북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1985년 롯데건설 입사 후 기획, 개발, 감사 업무를 맡았고 그룹에서는 경영관리와 운영, 경영개선 등을 수행했다. 2006년 이사대우로 임원이 된 뒤 ▲2008년 이사 ▲2011년 상무 ▲2014년 전무 ▲2017년 부사장을 거쳐 2020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에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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