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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절실한데···염불보다 '잿밥'에 눈 돌린 SK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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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절실한데···염불보다 '잿밥'에 눈 돌린 SK케미칼

등록 2022.03.04 16:48

박경보

  기자

안재현 SK디스커버리 사장, 기타비상무이사 신규 선임 예정경영진 견제 대신 모기업 '가교' 역할···최창원 입김 세질 듯주총 안건에 주주 불만 고조···사측 "주주가치 제고안 검토"물적분할 후 자사주 소각한 카카오···SK케미칼은 '오리무중'

자사주 소각 절실한데···염불보다 '잿밥'에 눈 돌린 SK케미칼 기사의 사진

SK케미칼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모기업 총괄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앉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주가가 급락한 와중에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소액주주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익잉여금을 자사주 소각에 쓰라며 압박하고 있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오는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SK케미칼은 이번 주총을 통해 전광현 대표와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를 각각 사내‧사외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이번 주총에서 눈에 띄는 안건은 안재현 SK디스커버리 총괄사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신규 선임 이다. 올해부터 SK디스커버리를 진두지휘하게 된 안 사장은 모기업인 SK케미칼의 이사회에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사외이사를 제외한 '그 밖에 상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이사'를 뜻한다. 다른 이사들과 지위가 같지만 자격요건과 임기‧겸직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사회 소속인데도 사내이사처럼 직접 경영을 맡거나 사외이사처럼 경영진을 견제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대기업들은 기타비상무이사를 이사회 내 경영진의 우호세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모회사가 자회사의 현안을 파악하고 통제하기 위해 주요 임원을 내려 보내는 일은 비교적 흔하다는 이야기다.

SK건설과 SK에코플랜트를 진두지휘했던 안 사장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SK디스커버리에 이어 SK케미칼까지 손을 뻗치게 됐다. 안 사장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SK케미칼 이사회에 대한 최 부회장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안 사장을 포함한 이사들에게 책정된 과도한 보수는 주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8.03%)은 지난 2020년 특별공로금의 한도가 과다하다며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건에 반대표를 행사했고, 지난해에도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보수한도 수준 및 금액이 회사의 규모와 경영성과에 비해 과다하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기준 SK케미칼의 사외이사 3명은 총 2억67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1인당 평균 8900만원을 가져갔다. 사내이사를 포함한 총 6명의 이사들은 최대 50억원(합산 기준)의 보수를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지난해 주총 안건은 그대로 통과됐고, 올해도 높은 수준의 이사 보수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기주총 공시 이후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막대한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도 주주가치 제고보다 경영진들의 영향력 확대에 치중하는 모습으로 비춰져서다. SK케미칼의 주가는 지난해 두 번의 물적분할을 거치면서 고점 대비 60% 가량 급락한 상태다.

SK케미칼의 주가는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이후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렸고, 유틸리티 공급 사업부문을 떼어낸 'SK멀티유틸리티'까지 설립되면서 기업가치는 더욱 쪼그라들었다.

소액주주들은 사내에 쌓아둔 1조원 이상의 이익잉여금을 자사주 매입에 써야한다는 입장이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주식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멜론'을 물적분할했던 카카오는 지난달 24일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물적분할과 경영진들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매각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달 25일 전 거래일 대비 4.89% 상승한 9만4400원에 마감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 상장사 SG도 레미콘 사업을 매각한 뒤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지난 3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SG의 시가총액이 1000억원을 밑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셈이다.

하지만 수차례 물적분할을 단행한 SK케미칼은 아직 자사주 소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사측 IR팀과의 전화통화가 어려워 정기주총 안건 관련 문의도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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