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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애플도 러시아 제재 동참···현대차·삼성 우려 확대

볼보·애플도 러시아 제재 동참···현대차·삼성 우려 확대

등록 2022.03.04 15:48

수정 2022.03.04 16:38

윤경현

,  

김정훈

,  

이지숙

  기자

현대차 러시아 피해액 눈덩이···판매계획 차질 불가피삼성 스마트폰 러시아 점유율 33%···경제 제재 변수 삼성·LG 가전, 러시아 내수 및 CIS만 수출···영향 제한적

볼보·애플도 러시아 제재 동참···현대차·삼성 우려 확대 기사의 사진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 제재와 관련, 한국을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적용 면제국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우리 기업은 한시름 놨다. 그러나 양국의 전시 상황이 장기화하면 러시아 경제 제재 후폭풍이 현지 사업장을 둔 현대차는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대기업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욱이 포드, GM, 볼보, 애플, 디즈니, 메타(옛 페이스북)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며 국내 대기업들의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사태 장기화될까 전전긍긍 = 국내 대기업 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장 큰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기업은 현대차·기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러 수출 1·2위는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으로 수출액만 40억5800만달러(약 4조88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17만1811대(전체 판매 중 4.4%), 기아는 20만5801대(7.4%) 등 총 37만7612대를 판매했다. 제조사별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가 22.6%로 르노그룹에 이어 2위다. 기아는 러시아가 북미(27%), 국내(19%), 서유럽(19%)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연 23만대 완성차를 생산한다. 한국 공장 생산 수출 차량까지 더하면 한 해 38만대가 러시아에서 팔린다.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의 4.5% 수준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러시아 판매 목표로 전년 대비 5.8% 증가한 45만5000대를 계획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가 단기간 내 끝나면 리스크가 줄겠으나 장기화할 경우 완성차 생산 손실 금액은 4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는 최대 2000억원, 기아는 최대 25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지난 1일 반도체 수급난으로 5일간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장 가동 재개는 다음주는 돼야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 족쇄 풀렸지만 삼성·LG도 상황 예의주시 =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스마트폰과 가전이 일부 영향권에 들어갔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은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시장에서 애플, 샤오미와 함께 톱3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3개 브랜드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4500만대로 전체 수요 중 3%를 차지했다.

갤럭시폰의 지난해 기준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33%에 달했다. 신형 갤럭시S22 시리즈는 러시아에서도 판매된다.

가전의 경우 러시아에 TV·모니터 공장과 세탁기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러시아는 매출 비중이 크지 않고 생산 제품은 대부분 TV로 보면 된다"며 "동유럽에 가전 공장을 뒀기 때문에 수출은 일부 CIS 국가 정도만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주력인 가전제품이 러시아 현지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LG전자는 러시아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TV, 모니터, 생활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주로 러시아 내수용 및 독립국가연합(CIS) 일부 국가로 수출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러시아 생산품이 북미 시장으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전체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LG전자 2020년 연결기준 매출에서 러시아 등 기타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9% 수준이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세트 업체의 생산법인은 주로 한국, 중국, 베트남 등에 분포하고 있어 제조부문에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다만 동유럽인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에 백색가전 및 TV 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고 러시아에도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땐 피해 상황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 러시아 '손절'···韓기업 부담 가중=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 주요 기업들은 줄줄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관영매체 러시아투데이와 스푸트니크 뉴스를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내 애플페이 사용도 제한했다.

포드, 폭스바겐, 볼보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러시아 수출을 중단에 나섰다. 특히 포드는 러시아 내 합작회사인 '포드 솔러스'의 사업을 향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한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연간 1만2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 볼보와 GM도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 보잉도 러시아 항공사들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아직까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관계 단절에 나선 글로벌 기업들 대비 현대차와 삼성 등이 시장에서 철수할 경우 실질적 손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은 러시아 제재를 미국이 주도하는 만큼 제재에 쉽게 동참할 수 있으나 한국 기업들은 먼저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제재에 나서는 것이 아닌 동참하는 분위기인 만큼 기업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석 무역협회 현장정책실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동참할지 말지는 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을 장기적으로 보는냐, 단기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러시아에서 철수한다면 사태가 완화되고 러시아에 다시 들어갈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각 업체별로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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