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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백운규···MB 자원외교 ‘실세’ 줄줄이 면직

칼 빼든 백운규···MB 자원외교 ‘실세’ 줄줄이 면직

등록 2018.05.31 17:18

주현철

  기자

강남훈 이사장 이어 문재도 무보 사장까지 ‘줄퇴임’최경환 전 장관 등 자원외교 관계자 소환 가능성 커산업부, 해외자원개발 사업 관련 검찰에 수사 의뢰“14조 투자한 MB 자원개발, 털고 가야 하는 부분”

사진= 강남훈 전 이사장(左), 최경환 전 장관, 문재도 사장(右)사진= 강남훈 전 이사장(左), 최경환 전 장관, 문재도 사장(右)

산업통상자원부가 자원 공기업 3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비리를 파헤쳐 달라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들 공기업에 대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업무를 담당했던 강남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돌연 면직됨에 따라 검찰의 칼날이 당시 사업을 추진했던 관계자들을 향해 조준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30일 강 이사장은 산업부로부터 면직 처분을 받고 이임식을 진행했다. 강 이사장의 이임식은 산업부가 검찰에 하베스트, 볼레오, 웨스트컷뱅크 등 자원공기업 해외사업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적폐 청산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 이사장은 행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해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정책관,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 대통령 지식경제비서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산업부가 수사 의뢰한 3개 사업에서 강 이사장과 관련한 특별한 내용을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강 이사장이 관여한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 등 나머지 사업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크게 관여한 강 이사장이 면직 통보를 받으면서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자원개발 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지경부 과장과 실·국장, 차관은 물론, 최경환 전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실 관계자 등도 줄줄이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베스트와 웨스트컷뱅크 인수 당시 최 전 장관 아래 김영학 전 무역보험공사 사장이 차관, 김정관 전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이 에너지자원실장, 그리고 전날 면직된 강 이사장이 담당 국장이었다. 또 볼레오 지분 확대가 결정됐던 2012년엔 이관섭 전 한수원 사장이 에너지자원실장을 역임하며 청와대와 직접 일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강 이사장이 면직한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산업부는 2010~2011년 지경부에서 자원개발원전정책관을 지낸 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의 면직을 제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문 사장의 퇴임 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산업부 내부에서는 문 사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개발 업무를 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29일 세종시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자원개발사업은 털고 가야 하는,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해외자원개발에 14조원을 투자했는데 건진 것이 거의 없다. 3개 사업을 점검하면서 합리적 의심이 들었고 이것은 참 심하다고 생각했다”고 비판하면서 본격적인 전방위적인 수사를 예고했다.

사실 검찰은 지난 정권 시절에도 해외자원개발 사업 문제를 수사했다. 당시 검찰 수사 때 자원 공기업과 거래하던 기업인이 억울함을 호소하다 결국 자살했고, 배임 혐의로 기소됐던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신종 전 한국광물공사 사장은 1·2심에서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주강수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올 경우 강 전 사장과 김 전 사장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재수사가 불가능해진다.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한 경우에만 공소장 변경을 통해 추가 수사가 가능하다. 다만 최 전 장관과 주 전 사장은 기소가 안 이뤄졌던 만큼 추가수사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한편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돼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진 해외자원개발사업 실패로 석유공사·가스공사·광물자원공사 등 자원 공기업 3사는 지난 10년간 13조90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이 기간 손실액은 8조85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목된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은 40억8000만 달러를 투입해 불과 400만 달러만 회수하는 등 현재 손실이 24억달러에 달한다.

광물공사 또한 2016년 5조원이 넘는 부채를 지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볼레오 사업은 14억6000만 달러를 투입해 1억7000만 달러의 손실을 낸 상태다. 재정파탄을 계기로 현재 광해관리공단과 통폐합이 추진 중이다. 가스공사의 경우 에너지정책 전환에 따른 수혜로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웨스트컷뱅크사업 등 해외사업에 있어서는 적자를 보고 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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