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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앞둬 시 ‘그날’ 화제···정민경 “웹툰 ‘26년’에 영감”

5.18 앞둬 시 ‘그날’ 화제···정민경 “웹툰 ‘26년’에 영감”

등록 2018.05.17 09:32

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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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둬 한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는 정민경 씨가 고등학생 때 쓴 시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서른 살이 된 정민경 씨는 고등학교때 백일장에서 시 ‘그날’을 써 상을 받았다.

당시 백일장 심사위원이었던 정희성 시인은 ‘그날’에 대해 “‘그날’의 현장을 몸 떨리게 재현해놓는 놀라운 솜씨”라고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정 씨는 어떻게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시를 쓰게 됐을까.

정 씨는 5·18이 일어난 지 9년 뒤인 1989년 광주에서 태어나 6살 때까지 살았다. 부모님의 고향도 호남 지역이라 전라도 지역 문화가 낯설지 않았다.

정 씨는 한겨례와의 인터뷰에서 “5·18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가족은 없지만, 아버지 친구분 중에 5·18 때 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 등 아직도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분들이 많다”며 “부모님은 평생 주변에서 5·18 피해자들을 보셨기 때문에 저 역시 자연스럽게 ‘오월 광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고 말했다.

특히 정 씨는 ‘그날’을 쓰게된 결정적인 계기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강풀 작가의 웹툰 ‘26년’을 읽고난 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첫 화에 사람이 방 안에서 떨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부터 상상이 시작돼 ‘그날’을 쓰게 됐다”며 “사학과에 다녔던 네 살 위 친오빠와 역사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것도 영향이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5·18과 관련해 10년 넘게 자신의 시가 언급되는 데 대해 “어렸을 때부터 취미 삼아 시를 써왔는데, 여전히 많은 분들이 제 시를 읽고 감상해주셔서 놀랍다”고 말했다.
그날 - 정민경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 것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 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재.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뉴스웨이 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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