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폭로로 인한 비자금 조성 수사형평성·보복성 논란 끊이지 않을 듯
‘은행 비자금 사건 폭로가 내부자의 소행’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에서 박 회장을 빼고 등기 임원 3명 전원이 물러나면서 은행 내부의 경쟁자를 없앴다는 지적도 일고있다. 특히, 경찰 수사 중 박 회장을 옹호했던 일부 임원진의 경우 승진자에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 의혹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26일 임원 인사위원회를 열고 노성석 DGB금융지주 부사장, 임환오·성무용 대구은행 부행장 3명 퇴진을 결정했다.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금융지주 회장은 재신임됐다.
박인규 회장과 임원들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을 제외한 등기임원이 모두 퇴진당하면서 형평성 논란과 함께 보복성 인사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인규 회장과 임원 등은 2014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으로 구매해 판매소에서 수수료 5%를 공제하고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사회의 결정임에도 ‘보복성 인사’라는 의혹이 나오는 것은 박 회장에게 집중된 권력구조 때문이다. 박 회장은 DGB금융지주 회장과 이사회 의장, 대구은행 행장과 이사회 의장을 모두 맡고 있다.
또 DGB금융 이사회는 박 회장과 노성석 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꾸려졌는데 사외이사 5명 모두 박 회장이 취임한 뒤 선임된 인사들이어서 박 회장의 의중에 반하는 결정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이날 인사에서는 박 회장의 측근들이 승진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실제 박 회장의 고교·대학 동문인 김경룡 전략경영본부장 겸 DGB경제연구소장(부사장보)은 부사장으로, 박명흠 대구은행 마케팅본부장 겸 서울본부장(부행장보)을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로 DGB금융의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DGB금융 이사회가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수사를 불구속 입건 수사로 마무리 할 것으로 판단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내부 투서로 사건이 수사에 착수 됐던 사항인 만큼 인사조치가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DGB금융 관계자는 “정기 임원인사일 뿐이며 실적과 관련한 역량평가를 거쳐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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