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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엔진 다시 매물로··· 두산그룹 재무구조 어떻길래

두산엔진 다시 매물로··· 두산그룹 재무구조 어떻길래

등록 2017.11.16 16:28

수정 2017.11.16 16:35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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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두산엔진 매각 재검토’ 확인두산밥캣도 포터블파워 사업 매각 추진최근 흑자전환에도 유동성 여전히 나빠그룹차원 재무개선 노력에도 성과 미진최근 그룹 행보와의 연관성 여부 주목

두산엔진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재무상 어려움에 시달리는 두산그룹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뉴스웨이DB)두산엔진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재무상 어려움에 시달리는 두산그룹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뉴스웨이DB)

꾸준히 매각설에 시달리던 두산엔진이 결국 매물로 나왔다. 경영정상화를 진행 중인 두산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두산엔진을 매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 현실화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두산그룹의 재무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최근 흑자전환에도 부채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두산엔진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16일 “두산엔진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날 한국거래소가 두산엔진 지분 매각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한데 따른 답변이다.

두산엔진 매각은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와 맞물려 꾸준히 거론되던 시나리오였다. 높은 부채비율로 유동성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을 통해 대규모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매물로 두산엔진이 유력하게 꼽혔기 때문이다.

당초 두산은 지난 2014년 이후 만성적인 현금 부족에 시달렸다. 중동발(發) 저가수주 여파로 계열사들의 실적이 크게 나빠지고 적자가 누적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여기에 신용등급 하락으로 채권시장에서의 자금조달마저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설이 심화되기도 했다.

두산그룹은 고미마다 계열사 및 주요 사업부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핵심사업인 공작기계사업부를 1조1308억원에 매각한 것을 비롯해 두산건설의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 두산DST 등이 잇따라 매각됐다.

이후 두산은 새롭게 취임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지휘 아래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이는 곧바로 성과로 이어져 취임 2년차를 맞은 올해 ㈜두산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부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몇몇 성과와 달리 두산그룹의 재무구조는 여전히 좋은 편이 아니다. 3분기말 기준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각각 197.5%, 183.0%에 달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78%, 두산엔진도 132.3%를 기록 중이다.

두산엔진 다시 매물로··· 두산그룹  재무구조 어떻길래 기사의 사진

더 큰 문제는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두산엔진을 매물로 내놓은 두산중공업의 경우 전체 차입금 2조3500억원 가운데 76%인 1조7955억원이 단기차입금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조3490억원 가운데 89%, 지주회사 ㈜두산은 5154억원 가운데 82%가 단기차입금이다.

여기에 그동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부메랑이 될 수 있다. BW는 발행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한다. 일반 회사채에 비해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지만 향후 주가 상승시 BW 권리행사가 급증할 경우 계열사 지분이 약화된다는 점에서 통상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이 주로 발행한다.

신용등급 하락 역시 걸림돌이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은 A-(부정적)이지만 신고리 5·6호기, 계열사 지원 부담 등의 악재로 강등 위기에 몰려 있다.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하락은 ㈜두산과 두산엔진, 두산건설 등 다른 계열사들의 신용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2014년 그룹 존립을 위태롭게 했던 악순환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두산엔진이 매물로 나온 것과 관련해 전날 두산밥캣의 포터블파워 사업부 매각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이런 회사 상황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두산밥캣은 개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그룹으로부터 완전한 경영 자율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만큼 과거 인수과정에서 중형 건설장비(Heavy) 부문을 인수한 것처럼 상황에 따라 밥캣의 현금이 두산으로 흘러들어갈 여지도 충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이 살아나면서 실적은 좋아졌지만 차입부담을 줄이지 못했다는 게 문제”라며 “두산엔진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그룹 전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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