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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무게감 덜어낸 완벽한 스파이 오락영화

[무비게이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무게감 덜어낸 완벽한 스파이 오락영화

등록 2015.01.28 13:21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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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무게감 덜어낸 완벽한 스파이 오락영화 기사의 사진

이제 액션 영화는 세분화 된 장르적으로 볼 때도 혁명적인 스타일이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코믹스 원작 영화가 흥행 강세를 이루는 것만 봐도 완벽한 창작물의 액션 대작은 제작사나 관객 입장에서 기대하긴 어렵다. 그만큼 ‘하늘 아래 완벽한 창작은 없다’는 대전제가 너무도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본다면 “인정”이란 외마디를 지를 수밖에 없다. 분명 전에 없던 스타일이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스펙터클이다. 여기에 가장 대중적 코드 발상인 ‘루저→위너’로의 상승 단계까지 겸하고 있다. 적절한 유머코드까지 겸비하고 있다면 바랄 게 없다. ‘킹스맨’은 이 모든 요소가 멋진 코스요리처럼 러닝타임의 각 부분을 채운다. ‘킹스맨’ 이상의 재미를 바란다면 그건 분명 욕심이다.

마크 밀러와 데이브 기번스의 그래픽 스파이 소설 ‘킹스맨: 시크릿 서비스’가 원작인 이번 영화는 영화와 만화의 경계선을 교묘하게 줄타기하는 스토리와 구성 그리고 화면으로 엄청난 압도감을 선사한다. 사실 압도감이란 단어보단 ‘킹스맨’에게 어울리는 액션 스타일의 정의는 쾌감과 신선함이다. 영국식의 정갈하고 단정된 느낌과 함께 미국식 힙합문화에서 볼 수 있는 자유분방함이 이질적이지 않게 뒤섞여 있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무게감 덜어낸 완벽한 스파이 오락영화 기사의 사진

내용은 중세 기사단의 유례에서 시작된 국제범죄예방조직인 ‘킹스맨’을 중심으로 요원 해리 하트(콜린 퍼스)와 그의 제자이자 과거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동료의 아들인 에그시 프라이스(태런 애거튼) 여기에 지구상 모든 인간을 바이러스로 착각해 타도 대상으로 삼은 미친 천재 IT 사업가 발렌타인(사무엘 L.잭슨)의 얘기를 그린다. 단순한 구조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작은 에피소드의 재기발랄함이 기존 할리우드의 스파이 액션이 가졌던 어둡고 무거운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른 지점을 향하고 있다.

마블 스튜디오의 경우 완벽한 선악 구분으로 ‘권선징악’에 대한 쾌감 전달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킹스맨’의 경우 조금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우선 할리우드 영화의 그것과 달리 영국식 특유의 위트와 아기자기함이 영화 전반에 흐른다. 실패한 인생을 살던 거리의 소년 에그시가 국제비밀정보기구 ‘킹스맨’의 최정예 요원으로 거듭나는 내용은 한 편의 성장담처럼 액션 영화가 가질 수 있는 아기자기함과 스펙터클 두 가지를 모두 담았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무게감 덜어낸 완벽한 스파이 오락영화 기사의 사진

평민 출신 에그시와 달리 다른 요원 후보들은 모두 고위층 자제다. 당연히 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들은 ‘킹스맨’의 새로운 요원 코드명 ‘랜슬롯’의 자리를 두고 격돌한다. 그 과정이 우선 기상천외하다. 잠자던 숙소가 순식간에 물감옥으로 변하고 수천 미터 상공에서 자유 낙하를 하지만 후보생 가운데 한 명이 빈 낙하산 가방을 매고 뛰어내릴 때 협동심을 발휘해 어떻게 생존하는지 등을 살핀다. 비주얼 적으로 할리우드의 공식을 따라 간다. 하지만 각자 한 마리씩 강아지를 제공 받아 키우는 미션도 수행하는 등 꽤 이채롭다. 주인공 에그시가 ‘퍼그’를 선택하고 “불독 아니었냐”며 말하는 장면은 ‘킹스맨’이 담고 있는 수많은 위트 가운데 하나다. 해리 하트가 “대처 수상 암살을 막는 작전에 투입됐다”고 말하자 에그시가 “모두에게 칭찬 받을 일은 아닌 것 같다”는 말은 현재 영국 사회의 극심한 경제 상황을 초래한 마가렛 대처 전 수상에 대한 풍자 코미디 요소이기도 하다. 악당 발렌타인과 해리 하트가 서로를 견제하며 나누는 식사 시간에 등장한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는 패러디 풍자 요소의 정점을 찍는 강한 포인트다.

물론 ‘킹스맨’의 정체성은 액션이다. 스파이 액션은 특유 스케일을 담보로 한다. 영국식 스파이 액션의 걸작 ‘007’시리즈나 할리우드 스파이 액션의 대명사 ‘미션 임파서블’이 갖는 스펙터클과 치밀함과는 길이 다른 모습을 ‘킹스맨’은 선택한다. 앞서 설명한 위트가 캐릭터간 액션과 결합돼 장르적 쾌감의 새로운 맛을 선사한다. 그 주인공이 영국 신사의 대명사로 통하는 콜린 퍼스를 통해 이뤄지니 생소함을 넘어 기묘한 느낌마저 준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무게감 덜어낸 완벽한 스파이 오락영화 기사의 사진

첫 번째 액션 시퀀스에서 선보이는 콜린 퍼스의 ‘우산 액션’은 동양적 무술과 서양의 총기 액션이 결합된 독특함이 무기였다면, 후반 부 등장하는 교회 안 ‘집단 살상극’은 ‘몬도가네식’ 잔인함에 이질적인 배경음악을 결합해 ‘킹스맨’이 잡고 있는 위트적인 부분을 이어가는 영리함을 취한다.

물론 액션 장르이기에 ‘킹스맨’의 관람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다. 설정상 꽤 잔인한 장면이 수 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할리우드의 표현법과는 좀 다른 방식을 취한다. ‘불꽃놀이’를 죽음에 결합시킨 황당하면서 기기묘묘한 모습은 감독의 톡특한 시각을 선보이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특히 악당 발렌타인의 오른팔 ‘가젤’이 선보이는 칼날 다리 액션은 아크로바틱한 느낌과 함께 기괴함이 더해져 새로운 쾌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무게감 덜어낸 완벽한 스파이 오락영화 기사의 사진

전체적으로 ‘킹스맨’의 전반적인 역사적 배경과 주인공 에그시의 불행한 가정사, 신입대원인 코드명 ‘랜슬롯’ 선발 과정, 악당 발렌타인과의 대결 구도는 이야기의 촘촘함과 밀도 등에서 완성도 높은 드라마와 견주어도 결코 손색이 없을 정도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기본적으로 스파이 액션 영화다. 정체성에 기반을 두고 일방적으로 무게만 잡는 스파이 액션물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무게감 덜어낸 완벽한 스파이 오락영화 기사의 사진

상상력의 발상이 어디까지 향할 수 있는지를 선보인 엔터 무비 ‘끝판왕’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개봉은 다음 달 11일.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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