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DS전자인가요?"···성과급 갈등에 삼성전자 내부도 갈렸다

산업 전기·전자 현장에서

"DS전자인가요?"···성과급 갈등에 삼성전자 내부도 갈렸다

등록 2026.03.10 17:31

정단비

  기자

노사 갈등 넘어 직원 간 마찰 확산DX·DS부문 온도차, 조직 내 균열 조짐파운드리·LSI 부진에 DS 내부도 온도차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DS전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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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삼성전자 내 성과급 산정 방식과 상한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직원 간 마찰로 확산

노조는 투명한 산정과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쟁의행위 투표 진행 중

총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배경은

성과급 산정에 사용되는 EVA 내역 미공개로 불투명성 논란

노조는 SK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 기준 산정·상한 폐지 요구

사측은 EVA 20% 또는 영업이익 10% 선택안 등 제시했으나 노조가 거부

숫자 읽기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200조원 전망

DS(반도체)부문이 실적 주도, DX(스마트폰·가전)부문은 부진 우려

비메모리 부문(파운드리·시스템 LSI) 지난해 손실 6~7조원 추산

맥락 읽기

DS부문 내에서도 메모리 사업부만 실적 반등 효과 집중

파운드리·시스템 LSI 등은 여전히 영업손실로 성과급 수혜 제한

DX부문 직원들은 노조 주장이 부문별로 공감대 얻지 못한다고 지적

어떤 의미

성과급 갈등이 삼성전자 내부 단결력 약화 및 사업부 간 불신 심화

실적 편중에 따른 내부 갈등이 향후 경영 안정성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삼성전자 내부에서 노사를 넘어 직원 간으로도 번지고 있다. 그간 삼성 내부에서는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를 '삼성전자'와 '삼성후자'로 나누는 자조가 있었지만, 이제는 삼성전자 내부에서조차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따 'DS전자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달 9일부터 18일까지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에는 최대 규모 노조인 초기업노조를 비롯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 노조동행 등이 포함돼 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총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사 간 갈등이 불거지게 된 배경은 성과급으로 촉발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8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주된 골자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방식의 투명화와 상한 폐지이다. 삼성전자의 OPI는 사업부별 연간 경영 성과를 기준으로 매년 한차례 지급되는 성과급이다. OPI 산정에는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가 적용된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과 법인세, 투자금 등을 차감해 계산된다.

다만 EVA 산정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이에 노조는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 산정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바꾸는 등 투명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OPI를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상한을 없애자는 입장이다.

사측은 이에 '성과급 제도 투명화' 요구에 부합한다며 OPI 재원을 EVA 20%와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등 특별포상 지급안도 제시했지만, 노조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렬됐다.

문제는 노사 갈등이 직원 간 마찰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내 부서 간에도 성과급을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차가 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크게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과 스마트폰, TV,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으로 나뉜다. DS부문과 DX부문 안에서도 담당 업무에 따라 사업부가 갈라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200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DS부문이 이끌 것으로 점쳐진다.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 덕이다. 노조 내에서도 DS부문이 중심이 돼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다만 반도체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오히려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핵심 부품 가격 상승은 마진 압박뿐만 아니라 제품 가격을 높여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가 출시한 신제품 갤럭시 S26 시리즈도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2년간 이어온 가격 동결을 깼다.

TV와 가전 사업 역시 경영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을 맡는 디지털가전(DA)사업부는 중국발 저가 공세와 수요 부진 등이 겹치며 지난해 2000억원의 연간 적자를 냈다. 올해도 큰 반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심지어 DS부문에서도 메모리 사업부를 제외한 파운드리 사업부와 시스템 LSI사업부는 아직 고전 중이다. 최근 고객사 수주를 따내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실적 부진을 여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회사에서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시장에서 추산하는 지난해 비메모리(파운드리, 시스템 LSI) 부문 손실 규모만 6조~7조원에 달한다.

즉, 노조의 요청대로 OPI 산식을 투명화해 재원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삼는다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실적 반등의 온기를 누릴 수 있는 곳은 DS부문 중에서도 메모리 사업부에 국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 DS부문 내에서도 파운드리 사업부나 시스템 LSI 사업부의 경우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성과급 0%에 머무를 수 있다.

DX부문 내 한 직원은 "노조의 주장은 사업부문별로도 느껴지는 온도차가 있다 보니 외부에서는 물론 DX 직원 등 내부에서도 크게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최근 DS부문이 반도체 호황으로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간 적자를 냈다"며 "당시 MX사업부가 호실적을 내며 전체 실적을 떠받쳤지만 그럼에도 MX사업부는 이 같은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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