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엔비디아 아성 넘보는 구글 TPU···SK하이닉스·삼성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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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아성 넘보는 구글 TPU···SK하이닉스·삼성 '미소'

등록 2025.11.27 14:38

정단비

  기자

메타, 데이터센터에 구글 TPU 도입 논의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수요 급증 기대AI 칩 경쟁 본격화, 반도체 업계 새로운 기회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인공지능(AI) 칩 황태자로 군림하던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구글이 자체 개발 AI 칩 텐서처리장치(TPU)를 내부에서만 소화해오다가 시장에 풀 조짐을 보이면서다. 엔비디아의 강력한 대항마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글의 AI 칩 시장 진입은 엔비디아 등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팔았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BM에 대한 수요가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구글 TPU향 HBM 출하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굳힐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7일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메타플랫폼(메타)이 2027년 데이터센터에 구글의 TPU를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PU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칩으로 2015년 출시됐으며 외부에 판매하지 않은 채 내부 AI 업무에 활용해왔다. 그러다 이번에 메타가 구글의 TPU 사용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메타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이기도 하다. 구글이 사실상 AI 칩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초읽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AI 칩 시장은 지금껏 엔비디아가 세계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독무대였다. 그랬던 시장이 균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AI 칩을 만드는 데 필수 부품인 HBM을 만들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는 오히려 반가운 소식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급처가 다변화될수록 수익성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우선 삼성전자는 구글 TPU 설계와 생산을 담당하는 브로드컴에 메모리 공급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TPU를 통한 구글의 AI 생태계 확장이 향후 삼성전자 메모리 공급 확대, 선단 공정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 제미나이 AI에 따른 갤럭시 판매 증가 등으로 수혜 폭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돈독한 파트너십으로 시장 수혜를 고스란히 누려왔던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구글의 진입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러브콜에 힘입어 HBM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 리더십을 유지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가 깨지면 든든한 우군이었던 SK하이닉스도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이미 구글에 공급해왔던 물량 비중이 높은 편이라는 점에서 AI 칩 시장이 변화하더라도 HBM 시장 지위는 흔들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 UBS에 의하면 SK하이닉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엔비디아 등에 HBM 공급 우위를 점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구글의 최신 TPU(TPU 7세대, 아이언우드)에 HBM3E 8단을 1차 공급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그 다음 세대인 TPU 7e에 탑재되는 HBM3E 12단을 독점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메리츠증권이 추정한 올해 현재 기준 구글향 HBM 출하 점유율 추정치를 보면 구글은 TPU 사용 목적 2025년 총 30억Gb의 HBM3E 중심 수요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18억Gb 출하로 점유율 60%,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10억Gb(33%), 2억Gb(7%) 출하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6년 아이언우드 향 HBM3E 12단 및 HBM4에서도 점유율 지형도는 큰 변화 없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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