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전자 경영진 재편 '신의 한 수'···'변화는 적게, 효과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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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경영진 재편 '신의 한 수'···'변화는 적게, 효과는 크게'

등록 2025.11.26 09:32

차재서

  기자

사업지원팀부터 사장단·임원까지 경영진 인사 매듭 박학규 사장 전면에···'글로벌 석학' 박홍근도 합류 과도한 변화 지양하고 기술 중심 미래 리더십 구축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삼성전자가 2주에 걸친 경영진 재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전략·재무통' 박학규 사업지원실장과 '글로벌 석학' 박홍근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 등이 전면에 배치되며 관심이 집중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의 2026년 조직 운영 방향과 미래 리더십 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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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삼성전자 2주간 경영진 재편 마무리

전략·재무통 박학규, 글로벌 석학 박홍근 등 예상 밖 인물 전면 배치

2026년 조직 운영 방향과 미래 리더십 구도 선명해졌다는 평가

숫자 읽기

부사장 51명·상무 93명 등 총 161명 승진

전년대비 17% 증가

30대 상무 등 젊은 리더 대거 발탁

자세히 읽기

박학규 사업지원실장, 그룹 내 대표 재무·전략 전문가로 컨트롤타워 역할

전 사업군 시너지 극대화 및 투자·신사업 의사결정 속도·정밀도 향상 기대

이재용 회장 최측근, 차기 2인자 체제 굳어질 가능성 제기

맥락 읽기

박홍근 하버드대 석좌교수, SAIT 원장으로 영입

내부 사장 대신 학계 출신 임명은 이례적

차세대 디바이스·초격차 기술 연구 중심으로 연구 조직 성격 변화 예고

주목해야 할 것

연공서열보다 성과·잠재력 중시하는 세대교체 본격화

로봇·AI·스마트폰 등 미래 핵심 기술 인재 전진 배치

글로벌 인적 경쟁력 강화 위한 인재 발탁 기조 지속

삼성전자는 25일 부사장 51명·상무 93명·펠로우 1명·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시키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137명) 대비 17% 늘어난 규모다.
이로써 7일 '원포인트 사장단 인사'와 사업지원실 출범을 시작으로, 21일 사장단 인사와 이번 임원 인사까지 이어졌던 연말 인선 작업이 일단락됐다.

올해 인사의 핵심 기조는 '기술 중심의 안정적 리더십 구축'으로 요약된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기술 패러다임 변화 속에 과도한 쇄신을 피하면서도, 혁신의 추진력을 높일 핵심 인물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했다. 특히 성과와 잠재력이 확인되면 국적·성별·연령을 불문하고 중책을 맡기는 기조가 강화되면서 30대 상무도 배출됐다.

재무·전략통 박학규, 삼성전자 '키맨'으로 부상



이번 인사의 최대 수혜자이자 '키맨'으로 지목되는 인물은 박학규 사업지원실장(사장)이다. TF에서 상설조직으로 격상된 사업지원실 수장으로 임명되며 전략 수립과 실행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박 실장(1964년생)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전략 전문가다. 비서실 재무팀–구조조정본부–미래전략실 등 과거 핵심 컨트롤 조직을 두루 경험했으며, 해외관리·무선·영상디스플레이·SDS·DS·DX 등 삼성전자 주요 사업 전반을 거쳤다. 반도체·가전·통신·서비스까지 삼성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재무 니즈를 가장 잘 꿰뚫는 인물로 꼽히는 이유다.

재계에선 박 실장을 전면 배치한 배경을 두고, 삼성의 전 사업군 시너지 극대화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본다. 재무·투자·사업 실행을 종합 조율할 수 있는 인물이 지휘봉을 잡음으로써 대규모 투자와 신사업 진출 의사결정의 속도·정밀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박 실장은 이재용 회장의 경영수업 시절부터 함께한 최측근이자 '포스트 정현호'로 불렸던 인물이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차기 2인자 체제'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 연구조직 이끄는 '글로벌 석학' 박홍근



연구조직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인사도 눈길을 끈다. 글로벌 과학계의 거물인 박홍근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SAIT 원장으로 합류했다. 23년 전 호암상 과학상 수상자가 다시 삼성 연구조직의 수장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상징성 또한 크다.

박 신임 원장(1967년생)은 나노·전자과학 분야 세계적 석학이다. 서울대 화학과 수석 입학 및 졸업, 1999년 32세 하버드대 조교수, 2004년 한국인 최초 종신교수(테뉴어) 기록 등 화려한 학술 경력을 갖췄다. 2000년 세계 최소 크기의 플러렌 트랜지스터, 2002년 단(單) 트랜지스터 구현 등 네이처급 연구를 연이어 발표하며 전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SAIT 원장이 반도체 총괄 경험을 지닌 내부 사장급이 아닌 학계 출신에게 돌아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기존의 기술 로드맵을 넘어 양자컴퓨팅·뉴로모픽 반도체 등 차세대 디바이스 연구 중심으로 판을 키우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박 원장은 내년 1월 삼성에서 근무를 시작하며, 기초과학 기반의 초격차 기술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40대 부사장' 권정현·'30대 상무' 김철민··· 과감한 인재 발탁



세대교체의 가속도도 이번 인사의 또 다른 메시지다. 검증된 기술 인재라면 연공서열을 따지지 않고 승진시키는 정책이 명시적으로 반영됐다.

삼성 리서치 로봇 인텔리전스팀 권정현 부사장(45세), MX사업부 시스템 퍼포먼스그룹 김철민 상무(39세), 삼성 리서치 AI 모델팀 **이강욱 상무(39세)**가 대표적이다.

권 부사장은 로봇 핵심기술·AI 기반 인식·조작 기술 고도화를 이끌며 로봇 사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 김 상무는 시스템 소프트웨어·커널 메모리 최적화 등 스마트폰 퍼포먼스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이 상무는 생성형 AI 언어·코드 모델 개발을 주도해 제품 차별화와 생산성 향상을 끌어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성과와 미래 핵심 역할이 기대되는 리더를 승진시켜 미래 리더십을 강화했다"며 "성별·국적과 무관하게 성장 잠재력이 큰 인재 발탁을 지속해 글로벌 인적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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