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부회장, 글로벌 투자·합작 잰걸음유미코아와 합작법인 설립·EMM 인수전기차·AI 시대 맞추어 신사업 확장
12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조현상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HS효성은 작년 7월 효성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한 뒤 약 1년 반 정도를 보냈다.
HS효성그룹 산하에는 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S효성토요타 등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 계열사는 단연 HS효성첨단소재다.
HS효성첨단소재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최근 몇 년간 연간 수천억 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견실한 기업이다. 다만 올해 성적을 보면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다. 올해 1분기부터 전년대비 역성장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다. 올해 3분기도 매출액 8010억 원, 영업이익 19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4%, 56.7%씩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 503억원을 한참 밑도는 결과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타이어보강재의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산업용사 내 GST, 탄소섬유에서의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반영이 아쉬웠다"며 "멕시코 법인에서 재고관련 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실적 부진은 일회성 비용 탓이 컸지만 기업의 도약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HS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서는 것도 이의 일환이라는 풀이다.
현재 HS효성첨단소재는 매출 60% 이상이 타이어 보강재 부문에서 나올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고부가 첨단 신소재 제품 비중을 확대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HS효성첨단소재는 미국 1위, 세계 2위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알짜로 여겨졌던 타이어 스틸코드 부문 매각을 진행 중에 있다. 올해 2월 예비입찰을 통해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매각을 진행했고 뒤이어 7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을 선정했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격을 1조원대 중반 정도로 관측하고 있다. 확보된 자금을 어디에 쓸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추후 첨단 신소재 등 미래 산업을 위한 투자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HS효성은 이달 7일 벨기에의 글로벌 소재 기술 선도기업 유미코아(Umicore)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더 엑스트라 마일(The Extra Mile, 이하 EMM)을 인수하기 위해 1억 2000만 유로(약 2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최대 10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며, 급속 충전이 가능해 전기차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 소재다. 이 기술은 충전 효율과 주행 거리,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개선해 글로벌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이 주목하는 차세대 솔루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실리콘 음극재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이 촉발한 로봇공학, 드론 등 다양한 신산업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QY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2024년 5억 달러에서 2031년 47억 달러로 연평균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SNE 리서치는 2035년 시장 규모가 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HS효성이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눈길을 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풀이다. HS효성첨단소재가 가지고 있는 기존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으로 실리콘 음극재를 점찍은 것이다. 조현상 부회장은 "기술력과 지적 자산, 그리고 AI 활용을 통한 미래 가치 창출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해왔고 AI 기반의 산업 혁신, 엔터프라이즈 AI와 물리적 AI 분야로 경영 초점을 확장해왔던 만큼 이번 투자도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다.
HS효성은 향후 유미코아와의 합작을 통해 탄소섬유, 배터리 소재, AI·DX 비즈니스 모델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타이어 코드 및 고급 이동성 소재 사업 기반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HS효성 관계자는 "조현상 부회장은 HS효성의 미래 성장을 위해 신수종 사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며 "이번 유미코아 합작법인 추진 등도 이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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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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