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마다 변화 없는 고객 중심 메시지LG그룹 문화와 제품으로도 녹아들어올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 강조하기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후 이어온 신년사를 8년째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바로 '고객'이다. 구 회장의 고객을 향한 남다른 뚝심이자 경영 철학은 기업 문화, 계열사, 제품 등으로 점차 퍼져나가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전날 영상을 통해 2026년 신년사를 밝혔다. LG는 임직원들이 차분히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2022년부터 신년사를 연초가 아닌 연말에 전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한 이후 2019년부터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통해 경영철학과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전달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번까지 8년째 신년사를 이어오고 있지만, 한 가지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 이는 고객 가치 강조다.
그의 첫 신년사에서도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은 뚜렷이 드러난다. 구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9년 'LG 새해 모임' 자리에서 신년사 발표와 함께 진행한 10분간의 스피치 동안 '고객'이라는 단어만 총 30번을 언급했을 정도다.
구 회장은 당시 "지난해 6월 ㈜LG 대표로 선임된 후 LG가 쌓아온 전통을 계승·발전 시키는 동시에 더 높은 도약을 위해 변화할 부분과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 보았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고 언급했다.
LG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결국 고객임을 제시한 셈이다. 올해 역시 그의 고객 사랑은 이어지고 있다.
구 회장은 "혁신은 오늘의 고객 삶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미래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도 변해야 하며 '선택과 집중'이 그 시작"이라고 짚었다.
이어 "먼저 고객의 마음에 닿을 하나의 핵심가치를 선택해야 하고 그곳에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파고들어야 한다"며 "그 치열한 집중이 고객이 '정말 다르다'고 느끼는 경험을 만들고 세상의 눈높이를 바꾸는 탁월한 가치를 완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기에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부 변화 속도보다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이를 뛰어넘으려면 혁신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것이다. 구 회장이 최근 인사를 통해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핵심 계열사 CEO들을 교체하며 쇄신을 꾀한 것도 이의 일환으로 읽힌다.
그의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는 해마다 진화·발전되고 있다. 2020년에는 고객 페인포인트(불편사항)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고 2021년에는 고객 초세분화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다음 해인 2022년에는 한 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만들 것을 주문했고 2023년은 '내가 만드는 고객 가치'를 화두로 제시했다.
2024년엔 LG가 시장을 주도하는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을, 2025년에는 LG 창업초기부터 이어온 '도전과 변화의 DNA'로 미래의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구 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은 실제 LG그룹의 DNA로 녹아들어가고 있다. LG전자의 히트 제품이자 효자 제품인 스탠바이미도 구 회장의 고객 중심 DNA가 이식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지난 2022년 첫 출시된 스탠바이미는 무선 이동식 스크린으로 고객들의 숨은 니즈를 공략해 출시 직후 대박을 터뜨렸다. 여기에는 구 회장이 강조해온 대로 고객들의 페인포인트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 가치 제공에 집중하면서 탄생할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한 LG어워즈도 LG의 고객중심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행사다. LG어워즈는 고객의 삶을 바꾼 제품과 서비스 혁신 사례를 발굴해 시상하는 자리로, 지난 2019년 시작 이래 총 492개 팀, 4000여 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구 회장도 직접 참여하는 행사로 LG 임직원들의 고객가치 실천 동기와 자부심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진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LG 회장은 고객을 경영의 중심축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LG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지금의 LG가 있는 것도 결국 고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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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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