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 이탈 줄줄이, 애플 정체성 흔들글로벌 AI폰 경쟁 속 판도 변화되나삼성, 리더십 안정 속 갤럭시 생태계 확장
애플의 공동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 인재 철학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는 A급 인재들은 대체될 수 없다고 여겼고, 그들에게 핵심 인재는 곧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여겼었다. 그랬던 애플에 인재 '엑소더스'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애플 왕국에 균열 조짐이 간 것 아니냐는 해석과 동시에 스마트폰 사업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업계 및 각종 외신에 따르면 조니 스루지 애플 하드웨어 테크놀로지 수석부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최근 그를 둘러싼 사임설과 관련해 "나는 내 팀과 애플에서의 내 직무를 사랑하며 조만간 회사를 떠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애플에 합류해 애플 최초의 자체 시스템온칩(SoC)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애플 컴퓨터 맥에 탑재되는 M시리즈 칩과 아이폰 A시리즈 칩 역시 조지 스루지가 개발했을 정도로 애플 칩을 총괄하는 핵심 인물이다.
얼마전 블룸버그 통신은 그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잔류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지만 그가 이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그럼에도 애플의 인재 엑소더스 우려가 나오는데에는 근래 몇주간 연이은 C레벨급 인사들이 줄줄이 퇴사 혹은 퇴임 소식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초 애플의 인공지능(AI) 총괄 책임자인 존 지아난드레아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인 책임자인 앨런 다이아는 메타로 자리를 옮겼고 최고법무책임자 케이트 애덤스와 환경·정책·사회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인 리사 잭슨도 퇴사했다. 아이폰 에어 개발에 참여했던 산업 디자이너 아비두르 초두리는 AI 스타트업에 이직한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주축 인재들이 애플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의 경쟁력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인재들의 이탈은 애플의 폐쇄적인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충성도 높은 고객층 구축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용자 경험 일관성, 제품 완성도 등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는 데다 빠르게 변해가는 AI 생태계에서 뒤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AI폰 경쟁에서 애플은 삼성전자에 한발 밀렸다는 평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작년 초 갤럭시 S24를 기점으로 AI폰 시대로의 전환을 가장 발 빠르게 이어갔고, 다른 모델들에도 AI 기능을 적용해 사용 경험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올초에도 진화된 갤럭시 S25 출시를 통해 AI폰 시장 굳히기에 나섰고 높은 판매량을 세웠다.
반면 애플은 작년 첫 AI 스마트폰인 아이폰 16을 공개했지만 정작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하지 않은 채 출시하면서 반쪽짜리 AI폰이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여기에 애플의 인재 이탈까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기회로 작용될 수 있다는 풀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인사에서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이 '직무대행'을 떼고 대표이사로 승진해 입지를 다진 데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겸직도 이어가기로 하면서 경영 전략 방향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삼성 MX사업부는 AI폰으로의 전환, 프리미엄 강화, 폴더블 같은 폼팩터 혁신, 갤럭시 XR(확장현실) 기기 등 갤럭시 생태계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리더십의 안정은 이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핵심 인재들이 나가면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변화가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는 보다 지켜봐야 할 듯 하다"면서도 "삼성전자는 노태문 사장이 MX사업부장 겸직을 유지하면서 스마트폰 전략의 일관성과 추진력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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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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