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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BM 주고, GPU 받고···진정한 '깐부'된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산업 전기·전자

HBM 주고, GPU 받고···진정한 '깐부'된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등록 2025.10.31 16:37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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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 경쟁 본격화HBM4-GPU 선순환 구조 실현삼성·엔비디아, 25년 기술 협력의 결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본무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본무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깐부치킨에서 회동을 가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진정한 '깐부(친한 단짝 친구, 짝꿍)'로 거듭났다. 삼성전자의 AI 팩토리 구축이라는 구심점 아래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들 때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고,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에 HBM을 품은 GPU를 선사하는 선순환 구조로 끈끈한 동맹 관계를 구축하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반도체 제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를 한데 아우르는 업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제조 인프라를 갖춘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역량을 기반으로 엔비디아의 GPU 기반 AI 기술의 시너지를 통해 업계 최고, 최대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를 통해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제조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향후 수년간 5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GPU를 도입해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충하고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라이브러리 옴니버스(Omniverse) 기반 디지털 트윈 제조 환경 구현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추진하는 AI 팩토리의 가장 큰 특징은 ▲설계 ▲공정 ▲운영 ▲장비 ▲품질관리 등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아우르는 모든 과정에 AI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분석·예측·제어하는 '생각하는' 제조 시스템이 구현된 스마트 공장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이는 결과적으로 제조 기간 단축, 빠른 오류 개선 등을 통해 품질은 올리고 비용은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외 전 반도체 공장은 물론 추가로 짓는 반도체 관련 공장들에 이같은 AI 팩토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을,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에 GPU를 주는 방식으로 서로가 윈윈하는 끈끈한 동맹을 맺게 됐다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AI 팩토리 구축과 함께 엔비디아에 ▲HBM3E ▲HBM4 ▲GDDR7 ▲SOCAMM2 등 차세대 메모리와 파운드리 서비스도 공급해 글로벌 AI생태계에서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공급 중인 메모리 제품뿐만 아니라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대폭 향상시킨 HBM4 공급을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삼성전자 HBM4의 경우 1c(10나노급 6세대) D램 기반에 4나노 로직 공정을 적용하고 설계를 최적화해 JEDEC 표준(8Gbps) 및 고객 요구를 상회하는 11Gbps 이상의 성능을 구현했다.

삼성전자 HBM4는 초고대역폭과 저전력 특성을 바탕으로 AI 모델 학습과 추론 속도를 높여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성능 향상에 핵심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 고객사에게 HBM3E를 공급하고 있으며 HBM4도 샘플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 샘플 출하를 완료한 뒤 고객사 일정에 맞춰 양산 출하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0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서도 이 같은 사실을 밝혔던 바 있다. 고객사와 비밀유지협약(NDA)으로 인해 특정사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간 삼성전자가 HBM의 큰손인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뚫기 위해 공을 들여왔던 만큼 고전해오던 HBM3E 공급을 '모든 고객사'로 확대했다는 것은 결국 엔비디아의 문턱을 넘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내용을 비추어 보면 내년 메인 제품이 될 HBM4에 대한 엔비디아측 물량 요구도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HBM 생산 계획은 올해 대비 매우 대폭 확대 수립했으며 해당 계획분에 대한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다"며 "다만 추가적인 고객 수요가 지속 접수되고 있어 HBM 증산 가능성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삼성전자가 증산을 검토해야 할 정도로 HBM에 대한 많은 수요가 몰린다는 걸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이에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고객사 HBM4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HBM 외에도 업계 최초로 개발한 고성능 그래픽 D램(GDDR7)과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2의 공급도 협의 중이며,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결실은 삼성전자가 그간 엔비디아와 다져온 25년 협력이 꽃을 피운 것이라는 평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 D램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파운드리 분야까지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이에 이번 프로젝트는 25년 이상 이어온 양사의 기술 협력이 맺은 결실로, 업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 구현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 역시 이같은 부분을 직접 강조하고 나서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엔비디아의 첫 번째 그래픽 카드 NV1과 삼성의 D램을 활용한 처음 협업부터 업계 최초의 상용 HBM 출시, 그리고 오늘날 HBM3E와 HBM4를 위한 핵심 공급 협업까지 20년 이상에 걸친 강력한 제휴 관계를 기념하며 오늘날의 AI 혁신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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