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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 연말 미전실 복원에 쏠린 눈...사법족쇄 풀린 이재용 회장의 선택은?

산업 재계

삼성, 연말 미전실 복원에 쏠린 눈...사법족쇄 풀린 이재용 회장의 선택은?

등록 2025.11.05 14:43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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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혹은 내달 초 인사 단행 전망컨트롤타워 부활 가능성에 주목전략기획·신속 투자 등 필요 목소리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연말 인사 시즌이 가까워지면서 삼성전자의 인사 및 조직개편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다 떨궈낸 후 추진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처럼 컨트롤타워의 부활 카드를 다시금 꺼내들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말에서 12월 초 경 사장단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 인사를 단행해왔고 최근 2년간 이보다 앞당겨진 11월 말에 인사를 실시했던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재계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어 이달 중순으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점친다.

삼성전자의 두 핵심 사업축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과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들은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큰 틀의 인사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DS부문을 이끌고 있는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5월 깜짝 인사를 통해 부문장에 올랐다. DX부문장 직무대행인 노태문 사장도 올해 3월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인해 DX부문을 이끌게 됐다.

두 부문의 수장들이 이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더구나 '전쟁 중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삼성전자 역시 변수가 많아진 경영 환경 속 굳이 큰 틀의 인사 변혁을 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태문 사장이 직무대행을 떼거나 부회장으로 올라서는 수준의 변화 정도가 예측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그보다 조직 내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전실의 부활 가능성 제기도 이의 일환이다. 올해 연말 이뤄질 인사가 사법리스크를 모두 벗어난 이재용 회장의 첫 인사라는 점에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부친인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와병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후 2016년 등기이사에 올랐고 2022년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그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기 시작했고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까지 덮치면서 약 10여년간의 사법리스크가 이어졌다. 사실상 그가 경영 전면에 나선 뒤 그를 옭아매는 사법리스크로 인해 적극적인 경영을 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풀이다.

이번 인사가 주목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올해 인사는 모든 장애물들이 해소돼 '이재용표' 색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다.

이재용 회장이 '뉴 삼성'으로 거듭나기 위해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컨트롤타워의 부활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우선 시장에서는 컨트롤타워 부활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삼성그룹 자체가 워낙 덩치가 크고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큰 틀에서 조직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 역할을 했던 미전실이 존재했다.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전실 등 이름만 바뀌었을 뿐, 이들은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부터 총수 직속 조직으로 그룹의 핵심축으로 활동해왔다. 그러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미전실도 해체됐다.

현재는 전자계열 사업지원 TF, 건설계열 EPC경쟁력강화 TF, 금융계열 금융경쟁력TF 등이 그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물론 과거 미전실 같은 영향력은 아니지만 기능은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의 각 계열사에 있는 TF 조직이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당시 미전실 같은 컨트롤타워가 순기능도 많았지만 역기능들도 있었고 이로 인해 해체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부활시키는 것도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작년 말 조직개편으로 관계사 경영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경영진단실이라는 조직도 생겨났지만 이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현재 최윤호 사장이 이끌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조직이 삼성그룹 소속에서 지난달 삼성전자로 이동하자 컨트롤타워의 부활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찬희 삼성전자 준법감기위원회 위원장도 지난달 준감위 정기회의에 앞서 "경영진단실은 미전실 만큼 많은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지 못해 인적, 물적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이에 (미전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제 개인적인 신념을 여러 번 말씀드렸고 위원님들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며 "컨트롤타워 자체는 어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투명성과 책임경영이 확보된 새로운 컨트롤타워의 부활 필요성을 지적한다. 그간 삼성은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인해 계열사 간 전략 조정이나 투자 의사 결정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글로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현 시점에서 그룹 차원의 조율과 시너지를 강화해 대응해 나아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뒤 단행하는 첫 인사는 삼성이 정상 경영으로 복귀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컨트롤타워 부재로 전략 조정력이 떨어졌던 만큼, 투명성과 책임경영을 담보한 새로운 형태의 그룹 조정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젊은 리더와 AI·반도체·바이오 등 신성장 분야 인재를 전면에 세우는 인사가 삼성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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