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재추진동양·ABL생명, 우리금융 품으로요양업 진출도···경쟁 확대 예고
상반기 새 활력 모색한 생보사들
올 상반기 생보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빅3(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중 교보생명의 경우 오랜 숙원이던 금융지주 전환에 한걸음 더 나아갔다. 7년 동안 이어진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너티 에쿼티파트너스와의 지분 분쟁이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어피너티가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 인수를 자처한 일본 글로벌 금융지주사인 SBI홀딩스의 공이 컸다. 이후 교보생명이 SBI 저축은행의 지분 인수를 타진하기도 하면서 향후 양측의 연대가 더욱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외연 확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삼성생명은 높은 로열티와 안정적 수익 창출을 내세워 올 1분기 기준 전속 설계사 수를 3만7000명까지 확대했다. 향후 전속 설계사 중심의 영업 구조 확대를 지속할 방침이다.
2021년 제판분리를 통해 GA에 발을 딛은 한화생명의 경우 자금력을 앞세운 공격적인 정착지원금 지급과 인수합병 전략을 병행해 몸집을 불렸다. 올 1분기 말 기준 자회사를 포함한 한화생명의 설계사 수는 3만4000여명으로 삼성생명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M&A 시장에서도 훈풍이 불었다. 우리금융지주가 동양·ABL생명 인수를 금융당국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게 되면서 하반기 새로운 출발을 예고했다.
당초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으며 인수 기준이 미달돼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기도 했다. 우리금융이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이행하고 그 실태를 2027년까지 반기마다 금융감독원에 보고할 것을 기약하면서 인수가 최종 성사됐다.
이밖에 지주계 생보사들은 신사업으로 구상했던 요양 사업에 속도를 내며 새 먹거리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지난달 자회사인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를 설립했고,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 요양 시설 건립을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기간 KB라이프생명도 요양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의 사업 확대와 신사업 투자를 위해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중제) 다양한 변화점 이면엔 부진한 보험 실적
다만 올 상반기 생보업계는 실적 면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역대급 실적을 보였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실제 빅3 가운데 올 1분기 삼성생명만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6353억원(연결 기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체면을 지켰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각각 2957억원, 2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10.8% 감소했다.
동양·ABL생명을 품은 우리금융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동양생명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ABL생명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5% 상승했지만, 이는 투자이익이 순익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험 본연의 수익성은 저조했다.
지주계 생보사들은 1분기 실적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농협생명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6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KB라이프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줄었다.
반면 올 1분기 신한라이프는 전년 동기 대비 16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7.1% 늘었다. 하나생명의 경우 전년 1분기 12억원 적자에서 121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올 하반기 생보사들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을 두고 손보사들과 열띤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유 상품인 종신보험, 정기보험 등 사망을 담보로 하는 상품들의 가입 매력도가 지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조 지속과 관련한 타개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3분기부터 금융당국의 재무 건전성 규제 완화가 예고돼 생보사들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암보험 등 건강보험 시장을 둔 경쟁 기조가 예상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반복되거나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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