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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콜레라 '글로벌 방패' 유바이오로직스 역대 최대 실적 전망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콜레라 '글로벌 방패' 유바이오로직스 역대 최대 실적 전망

등록 2025.05.07 15:46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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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콜레라 위기 대응 가속···유니세프와 계약 확대플라스틱 튜브형 제형으로 경쟁력 강화차세대 백신 개발로 글로벌 시장 확대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에 콜레라 백신을 단독 공급 중인 유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콜레라 유행에 따라 경구용 콜레라백신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유니세프와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83억5798만원으로 이는 지난해 매출 대비 8.7%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회사는 지난 1월, 2월, 3월에도 각각 유니세프와 콜레라 백신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올해 누적 계약금액은 245억3025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공급계약이 없던 것과 비교하면 계약금액 증가세가 가파르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콜레라 백신 공급 증가는 지난해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유일한 콜레라 백신 공급자로 매년 연말 WHO(세계보건기구)에 콜레라백신 납품요청서를 받는다. 요청서에 이듬해 구매 수량이 미리 통보되는데, 지난해 연말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7200만 도즈의 요청서를 수령했다.

WHO 집계에 따르면 콜레라 감염자 수는 지난 2021년 22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약 8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23년 WHO는 전 세계 콜레라 위기를 3등급 비상사태(Grade 3 emergency, 최고수준대응)로 격상했다. 또 국제기구인 GAVI(세계백신연합)는 콜레라백신은 2030년까지 평균 연간 8500만 도즈가 필요하며, 고수요 시나리오에서는 연간 2억2000만 도즈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콜레라 백신 공급자는 오직 유바이오로직스 뿐으로, 국제기구 입장에서 유바이오로직스의 백신 생산량 확대가 콜레라확산 억제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WHO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최신 콜레라 유행 보고서를 통해서도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인해 경구용 콜레라 백신 공급이 여전히 부족해 콜레라 유행 통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콜레라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콜레라는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되며, 급성 설사를 일으키는 세균성 질병이다. 위생 상태가 불량한 지역에서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연재해와 지구 온난화, 전쟁 등으로 인해 발병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콜레라 백신은 유바이오로직스의 유비콜과 사노피의 인도 자회사 샨타바이오테크(Shantha Biotech)의 '샨콜'(Shanchol) 두 가지 뿐이지만, 지난 2022년 샨타바이오테크는 샨콜 생산을 중단했다. 그 뒤로 생산이 재개되거나 새로운 백신이 상용화되지 않아 현재 유바이오로직스는 콜레라 백신 수요를 독점한 상태다.

이처럼 유바이오로직스가 시장을 독점하게 된 데에는 제형상 장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콜레라 백신은 크게 유비콜과 유비콜 플러스로 구성됐다. 이중 유비콜 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튜브형 제형으로 개발됐는데, 경구 투여가 가능해 개발도상국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또 일반적인 유리 바이알 제형 백신에 비해 운송과 보관이 용이하고 완제 관련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

콜레라는 발병 건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에 비해 백신 공급은 부족한 상태로, 주로 국제 기구가 백신을 매입해 공급하는 구조다. 저개발 국가에 보급하는 특성상 국제 기구가 백신 공급 가격을 깎아 수익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제약사가 공급을 중단했지만, 유바이오로직스는 제형 변경 등을 통해 생산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원가 절감 기술을 도입해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유바이오로직스가 유니세프에 수주한 콜레라 백신 규모는 2022년 3110만 도즈(553억원), 2023년 3600만 도즈(679억원), 2024년 4933만 도즈(1240억원), 2025년 7200만 도즈(1490억원, 예정)로 매년 증가했다. 공급 단가 역시 2022년 도즈당 1.33달러(약 1964.81원)에서 지난해 1.74달러(약 2570.50원)로 30% 이상 올랐다. 단독 공급자로서 유바이오로직스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콜레라 백신은 지난해 기준 유바이오로직스 전체 매출 93.2%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수주 확대에 맞춰 공장 증설도 진행했다. 회사는 올해 2월 춘천 제2공장(V Plant)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비콜-에스 GMP 적합판정 및 이에 따른 완제품 제조소 추가 승인을 받았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콜레라 백신 공급 증대를 위해 지난 3년간 빌 게이츠 재단에 약 1000만달러(약 132억원)의 지원을 받아 제2공장 내에 원액과 완제시설 증설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개량형 콜레라 백신인 유비콜-에스 제품에 대해 WHO PQ(사전적격성평가) 승인을 받았으며, 같은 해 5월에는 제2공장의 원액 제조시설도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제2공장의 완제 제조시설 GMP승인에 따라 2분기 중 WHO PQ 승인을 받게 되면 1·2공장의 원액·완제품 시설 모두 정상 가동될 수 있다. 콜레라 백신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8000만~9000만 도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두 곳의 공장에서 동일 제품 생산이 가능해 제조 리스크 없이 콜레라 백신 생산을 크게 증가 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콜레라 백신의 공공시장 독점 공급에 이어 글로벌 사설시장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콜레라 백신 사설시장 진출과 함께 다른 백신 파이프라인 개발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장티푸스백신은 현재 임상 3상을 완료한 상태고, 수막구균 백신(EuNmCV-5)과 RSV바이러스 백신이 각각 2·3상과 1상 단계다.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사업' 주관기관 중 하나로 선정돼, 코로나19 변이주와 신·변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국산 mRNA 백신 개발에도 착수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백신 개발 총괄기관으로서 mRNA 백신 개발 전 주기를 주도한다.

유바이오로직스 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단백질 서브유닛 백신의 경우 선진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는 프리미엄 백신들로, RSV, 대상포진 백신은 올해 연말 전후로 임상 2상에 진입하게 될 예정이며, 기존 단백질 서브유닛 기술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감염병 대응 체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매출 694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을 시작했고, 2024년에는 매출액이 38.4% 증가하며 96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컨센서스(실적 추정치)는 매출 1465억원, 영업이익 605억원으로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백신수요 증가에 따른 최대 수혜사는 단연 유바이오로직스가 될 전망"이라면서 "올해 실적은 창사 이래 최대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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