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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비사업, 새 먹거리 없어진 건설사들 몰려들어 '호황'

부동산 건설사 2022년 건설 결산②

정비사업, 새 먹거리 없어진 건설사들 몰려들어 '호황'

등록 2022.12.22 07:00

장귀용

  기자

역대급 실적 잔치···긴 인허가 기간에 부동산하락기 영향 적어중견건설, 분양시장 위축에 직격탄···지방위주로 도산 업체도 나와PF우발채무 뇌관 여전···내년까지 위기감 이어질 듯

그래픽=뉴스웨이DB그래픽=뉴스웨이DB

올 한해 건설업계는 주택사업, 특히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했다. 인허가 기간이 길고 도급공사로 진행되는 특성 때문에 자체 사업보다 부동산 경기 하락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이 작용했다.

연말을 앞두고 대부분 건설사가 수주 활동을 마무리했다. 올해 초부터 금리인상과 물가상승으로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자체사업이나 공동사업이 크게 위축됐다. 반면 도시정비 수주는 오히려 크게 늘어나면서 '호황'을 누렸다. 이 때문에 도시정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형건설사와 그렇지 못한 중견‧중소 건설사 사이에 극명한 온도차도 확인됐다.

◇건설업계, 도시정비 역대 최고 실적 경신 행진=건설업계는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곳이 많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인허가 문턱을 상당히 완화한데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서 대어급 사업이 많이 있었다. 재건축에 비해 건축연한이 짧고 인허가 절차도 까다롭지 않은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된 것도 한 몫 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현대건설이 9조3395억원으로 업계 1위를 달성했다. 3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과 업계 역대 최대 실적을 동시에 경신했다. 지난해 5조2741억원과 비교하면 1.7배 이상 수주액이 커졌다.

정비사업, 새 먹거리 없어진 건설사들 몰려들어 '호황' 기사의 사진

2위인 GS건설은 올해 18건의 도시정비사업지에서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총 7조1292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에서 7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5년 8조100억원 이후 7년 만이다.

3위는 하반기 대어인 한남2구역을 수주한 대우건설이 차지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5조2763억원을 수주했다. 4위인 DL이앤씨도 4조8943억원을 수주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5위를 달성한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을 중심으로 수주잔고를 쌓았다. 도시정비사업 전체수주액 4조5892억원 가운데 리모델링 사업으로만 3조111억원(약 66%)을 수주했다. 리모델링 분야는 이 분야의 정통 강자인 포스코건설 외에도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등이 리모델링 전담팀을 운용하면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벌였다.

이외에 10대 건설사 모두 수주액 1조원을 넘겼다. 롯데건설은 4조2620억원으로 포스코건설에 아쉽게 5위를 내줬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2조1647억원) ▲삼성물산(1조8686억원) ▲SK에코플랜트(1조5207억원) ▲HDC현대산업개발(1조307억원)

부동산 경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한 것은 도시정비사업이 인허가 기간만 최소 5년이 걸리는 중장기 사업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은 착공 전까지는 당장 큰 비용이 투입되지 않는데다, 분양을 하는 시점에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수익성도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사업"이라고 했다.

올해 대부분 사업장이 경쟁이 성사되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정한 것도 건설사에겐 유리하게 작용했다. 위 관계자는 "올해 건설사들이 유동성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홍보비용 등 판매관리비를 줄이려고 유독 경쟁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이로 인해 매몰비용이 줄어 사업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대형건설사만의 잔치'는 여전···일각선 향후 PF우발채무 우려도=대형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호황을 누린 것과 달리 중견‧중소 건설사는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불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하반기엔 채권시장의 유동성 경색으로 인한 PF우발채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도산위기를 맞는 곳도 생겨났다.

자체사업이 많은 건설사들은 미분양 우려 등 분양시장 위축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업계에선 이런 추세가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경쟁률은 9.3대1로 지난해 163.8대1에 비해 크게 위축됐다.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자도 25% 수준으로 줄었다.

정비사업, 새 먹거리 없어진 건설사들 몰려들어 '호황' 기사의 사진

중견‧중소건설사들 가운데엔 얼어붙은 분양시장의 영향으로 도산 위기를 맞는 곳도 생겨났다. 충남지역 종합건설업체 6위인 우석건설은 올해 9월 부도처리 됐다. 11월엔 경남 창원을 기반으로 한 동원건설산업도 부도가 났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부도처리 된 종합건설업체는 5곳 이상이다.

PF우발채무는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의 시한폭탄으로 꼽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건설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하거나 유동성을 공여한 PF ABCP 만기는 12월에 8조원, 2023 년1월 6조원, 2023년2월 3조원가량 등 내년 1분기까지 만기가 집중돼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체사업 비중이 큰 중견 건설업체들은 도시정비사업 등 도급사업이 많은 대형건설사보다 유동성 위기에 따른 부담이 더 크다. 내년엔 대부분 건설사가 주택사업규모를 크게 줄일 것"이라면서 "실제로 몇몇 중견사의 경우 현금성자산이 풍부한데도 내년에 사업계획을 완전히 보류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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