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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수익성 벼랑끝···구조조정 칼바람 본격화

[카드수수료 개편]카드업계 수익성 벼랑끝···구조조정 칼바람 본격화

등록 2018.11.26 11:00

장기영

  기자

7개 전업계 카드사 당기순이익 현황. 그래픽=강기영 기자7개 전업계 카드사 당기순이익 현황. 그래픽=강기영 기자

정부의 잇따른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 온 카드업계가 1조4000억원 규모의 수수료 추가 인하에 따라 벼랑 끝에 몰렸다.

카드사 노사가 입을 모아 우려했던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이 본격화 돼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이 예상된다. 롯데카드를 비롯한 기업계 카드사의 몸값이 떨어져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구간은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26일 발표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적격비용 산정 결과 확인된 카드 수수료 인하 여력 총 1조4000억원 가운데 지난해 이후 시행한 정책효과를 제외한 8000억원 이내에서 수수료율을 인하한다.

이와 별도로 내년 영세·중소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 사업자대한 우대 수수료율 적용으로 등으로 6000억원 규모의 수수료가 추가 인하된다.

이에 따라 전체 가맹점 269만개 중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의 비중은 84%에서 93%로 확대된다. 가맹점 연 매출 규모에 따라 5억~10억원은 연간 147만원, 10억~30억원은 연간 505만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이 확대되고 수수료 부담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카드사의 수익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더 이상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적격비용 산정이라는 당초 입법 취지는 퇴색된 지 오래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소비자와 기업 모두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됐고 오로지 정치논리만 승리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장 손익이 반토막나게 됐다. 국가 정책으로 한 산업을 이렇게 해도 되는 지 의문스럽다”며 “카드업에는 밴(VAN)사와 대리점 등 종사자가 많은데 이 분야에 속한 국민들은 무시당하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실제 이미 영세·중소가맹점 확대와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올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지분)은 1조281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7151억원에 비해 4332억원(25.3%) 감소했다.

이 기간 업계 1위사 신한카드를 비롯한 4개 회사의 순이익이 최대 50% 가까이 줄었다. 일회성 이익 또는 손실을 감안하면 모든 카드사의 순이익이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7806억원에서 3955억원으로 3851억원(49.3%)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1분기 회계기준 변경으로 세후 기준 2758억원의 대손충당금이 환입된 점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 같은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4억원(14.7%) 줄었다.

현대카드는 1819억원에서 1278억원으로 541억원(29.7%) 당기순이익이 줄어 뒤를 이었다.

하나카드는 973억원에서 801억원으로 172억원(17.7%), 삼성카드는 3054억원에서 2750억원으로 304억원(9.9%)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7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영세가맹점 기준은 연 매출액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 기준은 연 매출액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상향 조정돼 수수료 우대 대상이 확대됐다.

올해 2월 8일부터는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돼 장·단기카드대출 금리가 낮아졌다. 카드사들은 연 이자율이 24%를 초과하는 기존 대출계약의 금리를 24% 이하로 인하했다.

여신협회 측은 발표에 앞서 “카드업계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나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는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기관의 수익성 지표를 대표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기준 5%로 금융업권 최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수료 개편 방안 발표에 앞서 노사가 우려했던 감원 공포가 현실화 되는 셈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최근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을 포함한 3개 회사의 직원 400여명을 감축해야 한다는 내용의 경영컨설팅 결과를 수령했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국민카드, 현대카드 등 상위 4개 카드사의 올해 6월 말 직원 수는 8572명으로 전년 동월 말 8814명에 비해 242명(2.7%) 감소했다.

이 기간 신한카드의 직원 수는 2814명에서 2574명으로 240명(8.5%)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2078명에서 2038명으로 40명(1.9%), KB국민카드는 1558명에서 1532명으로 26명(1.7%) 감소했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는 올해 1월 희망퇴직을 단행해 각각 200여명, 23명의 직원이 퇴사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2015년 17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데 이어 2년여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전국금융산업노조, 카드사노조협의회는 이달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근본적 해법을 모색하기는커녕 카드 수수료를 희생양으로 삼아 가짜 굿판을 계속하고 있다”며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대책이 오로지 카드 수수료 인하밖에 없는 것처럼 호도되면서 소상공인과 카드산업 모두가 공멸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수료 추가 인하에 따른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는 롯데카드를 비롯한 기업계 카드사의 매각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금융사 지배구조 문제가 부각되면서 롯데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은 수년 전부터 잠재적 매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이번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몸값이 더 떨어져 새 주인을 찾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롯데카드의 경우 최대주주인 롯데지주가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은 93.78%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보험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어 롯데지주는 내년 10월까지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금융계열사 지분을 호텔롯데에 넘기는 등 지주사 밖에 두는 방법이 있지만 현재 제3자 매각이 더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의 업황 악화로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거나 기존 회사의 덩치를 키우려는 인수 후보를 찾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1월 공식 출범하는 우리금융지주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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