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유엔사부지 개발사업 국토부 최종 승인···본궤도매입가 1조552억원 메우려면 고분양가 불가피한데···‘나인원한남’ 분양 보증 거부보니 유엔사부지도 ‘안개속’
최근 인근에서 ‘나인원한남’이 같은 최고급 초호화 전략에 역대 최고 분양가로 분양에 나섰다가 정부 고분양가 규제로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해 결국 임대 후 전환으로 우회하면서 이 부지 역시 고분양가 규제 문턱을 쉽게 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엔사부지는 토지 매입가격이 1조552억원에 달하는데다 나인원한남 땅값 보다도 평당 2배 이상 높다는 점에서 고분양가 승인을 받지 못하면 수익성 저하가 더욱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이 부지의 ‘조성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 변경 승인’ 고시를 관보에 개제했다. 이는 2015년 10월 정부가 유엔사 용지 조성 계획을 처음 승인한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이뤄진 최종 승인이다.
유엔사 용지는 주한미군의 경기 평택시 이전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가 일반에 매각하는 3개 용지 중 하나로, 전체 면적은 5만1762㎡, 무상 공급면적을 빼면 4만4935㎡다. 지난해 6월 일레븐건설이 감정가 8000억원의 1.3배가 넘는 1조552억원에 사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 땅에 대한 미래가치를 높게 책정해 4681억원에 프리미엄을 얻어 산 일레븐건설을 두고 ‘승자의저주’ 우려가 나오기도 했었다. 유엔사 부지의 입지가 뛰어나긴 하지만 인근 주택의 조망권을 해치지 않도록 높이 최고 90m로 제한하고 있는데다 전체 건축물 면적이 지상 연면적의 40%를 넘을 수 없는 등 부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데 다양한 걸림돌 때문에 사업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부지는 상업용지인 만큼 건폐율 60%, 용적률 600%가 적용되며, 건축물 지상 연면적 최소 30%는 오피스·판매시설·호텔 등 상업시설로 개발돼야 한다. 40% 이하로 전용면적 85㎡ 초과 공동주택을 780가구까지 지을 수 있고, 공동주택을 짓고 남는 면적에는 오피스텔 건축도 가능하다.
현재 일레븐건설은 이 부지에 아파트 600여 가구와 오피스텔 1000~1300실 규모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엔 분양가가 화두로 떠오른다. 부지 매입 가격이 워낙 비쌌던 만큼 적정한 분양가를 책정하지 않으면 수익성이 악화될 위험이 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 안정을 위해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는 수준의 분양가를 사실상 허가해주지 않고 있어 일레븐건설 뜻대로 분양가를 책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앞서 인근에서 한남동 외인아파트 터에 짓는 ‘나인원한남’의 경우 역대 최고 분양가인 3.3㎡당 평균 6000만원대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 승인을 받지 못해 결국 임대 후 분양 전환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유엔사부지의 경우 나인원한남 보다 입지 여건이 조금 더 좋긴 하지만, 토지 매입 가격이 2배가 넘는 만큼 분양가가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나인원한남의 경우 토지 매입가격이 3.3㎡당 3300만원대였다.
이와 관련 일레븐건설 측은 아직 고심중이라는 입장이다.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현재는 상품 만드기 바빠서 일단 가격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상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고, 이제 막 도시계획을 끝내고 서울시 건축 심의를 준비하고 있어서 이런 부분이 완성되고, 사업이 가시화되면 가격 같은 부분은 최종까지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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