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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 “‘감기’ 찍고서 로맨틱 코미디 도전 욕심 생겼다”

[인터뷰] 수애 “‘감기’ 찍고서 로맨틱 코미디 도전 욕심 생겼다”

등록 2013.08.19 09:35

수정 2013.08.19 09:48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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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주현 기자사진 = 이주현 기자

이상형이라고 쓰고 ‘수애’라고 읽는다. 대한민국 남성 10명 중 8~9명은 이상형이 누구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단 두 글자가 튀어나온다. 하지만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감기’ 속 수애는 남성들의 판타지 속 수애와는 많이 달랐다. 로맨틱 코미디의 그것부터 2% 부족한 ‘허당’에 강렬한 모성애까지 팔색조 배우의 면모가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감기’속 그녀의 질주 장면은 ‘우사인 수애’란 별명까지 선사했다. 1999년 데뷔 후 14년 만에 출연한 재난 영화 ‘감기’를 통해 수애는 할 수 있고, 해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경험했단다.

영화 개봉 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수애는 홀가분한 느낌이 강했다. 그는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이 끝나고 너무 지쳐 있었다”면서 “그때 ‘감기’ 시나리오가 왔다. 규모가 큰 작품에 대한 욕심도 있었지만 솔직히 쉬고 싶은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다소 의아한 대답을 했다.

그는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남녀 주인공에게 감정이 집중된 부분이 많았다”면서 “반면 ‘감기’는 장르 특성상 누구 하나 도드라지지 않았다. 또한 부각되지도 않았다. 함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해서 무조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진 = 이주현 기자사진 = 이주현 기자

물론 그의 말대로 오롯이 ‘놀고 먹자’는 심정으로 ‘감기’에 출연했을 리는 없다. 그는 웃으며 “마초적 이미지가 강한 김성수 감독님과 의외로 꼼꼼하고 배려심이 강한 장혁과의 작업이 호기심을 당겼다”면서 “어떤 느낌일까. 참 궁금했다”고 덧붙였다. 결론은 김 감독은 ‘무섭지만 자상한’ 그리고 장혁과 배우들은 ‘재미있는’으로 정리가 됐다고.

수애는 “첫 리딩때 감독님이 어찌나 무섭게 대하시는 지 벌벌 떨릴 정도였다”면서 “그런데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무한 배려가 쏟아졌다. 나중에는 좀 부담이 될 정도였다”고 웃었다. 배우들에 대해선 “무조건 새벽 3~4시에 촬영이 끝나도 술자리를 가졌다”면서 “원래 술을 못하는 데 아마도 이번 영화 찍으면서 평생 먹을 술 다 먹은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실 수애는 ‘감기’의 출연 결정에 앞서 몇 번 고사를 했단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극중 싱글맘 캐릭터이기 때문.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를 낳아 보지도 않은 자신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딸에 대한 모성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고. 그는 결국 조금 다른 방향으로 모성을 해석했다.

수애는 “극중 내가 맡은 인해는 특별한 슈퍼맘이 아닌 그냥 엄마다. 좀 부족한 면이 많다고 할까”라며 “일하는 엄마이기에 오히려 딸을 보살피기 보단 딸에게 의지하는 면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글쎄 엄마라고 무조건 희생만 하는 경우라기 보단 어린 딸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 엄마가 내가 찾은 극중 인해였다”고 말했다.

사진 = 이주현 기자사진 = 이주현 기자

그런 수애의 노력은 딸 ‘미르’로 출연한 아역 박민하의 연기와 만나 시너지를 톡톡히 발휘했다. 박민하와는 SBS 드라마 ‘야왕’에 이어 두 번째 모녀 출연이다. 수애는 ‘딸’ 박민하 얘기에 금세 활짝 웃었다.

그는 “사실 ‘감기’가 ‘야왕’보다 먼저 찍은 작품이다. 그래서 ‘야왕’ 감독님에게도 민하를 추천했다”면서 “현장에서 ‘이모’라고 부르며 날 따랐는데 너무 귀여웠다. 꼭 결혼하면 민하같은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성인배우들의 열연도 있지만 ‘감기’의 숨은 주인공으로 박민하를 꼽는 관객들도 많다. 이에 대해 수애는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아이인데 하는 것을 보면 정말 놀랍다”면서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데서 오는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더라. 천재성이 많이 돋보인다”고 어린 후배를 추켜세웠다.

촬영 중간 죽을 정도로 힘들었던 점도 있었단다. ‘감기’ 자체가 죽음의 바이러스가 퍼진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배우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연기한다. 하필 촬영 시기가 한 여름 그것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단다.

수애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로 죽을 맛이었다”면서 “영화를 보면 마스크를 쓰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중간에 내가 마스크를 벗어 던지는 데 너무 힘이 들어서 애드리브로 벗어 버렸다. 그 장면을 감독님이 그냥 쓰시더라”며 웃었다.

사진 = 이주현 기자사진 = 이주현 기자

문제의 전력 질주 장면도 엄청났다고. 수애의 말을 빌리자면 평생 경험할 뜀박질은 다 한 것 같단다.

그는 “그 장면에 좀 웃긴 에피소드가 있는데, 수십 번을 촬영했다”면서 “너무 힘이 들어서 ‘악’하고 소리를 지르며 뛰니 스태프들도 함께 소리를 지르며 뛰어 주더라. 그 상황이 어찌나 웃기던지 나중에는 힘든 것 보다 웃음을 참느라 고생했다”며 당시가 기억나는지 다시 웃음을 터트린다.

수애는 ‘감기’를 찍은 뒤 한 가지 자신감이 생겼단다. 바로 로맨틱 코미디 도전이다. 그는 꼭 필요하다면 ‘노출’도 불사할 수 있단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로코’는 “내가 할 수 있을까”란 의문점에 고사를 거듭해왔다고.

수애는 “‘감기’ 초반에 지구(장혁)와 인해(수애)의 달달한 장면이 나온다”면서 “그 장면 대부분이 애드리브다. 그걸 찍고 나서 문득 ‘나도 이제는 로코로 가볼까’란 생각이 들었다. 뭐 가능할 것 같지 않나”라며 되물었다.

사진 = 이주현 기자사진 = 이주현 기자

인터뷰가 끝나고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왜 수애가 지금까지 로맨틱 코미디에 나오지 않았을까. 그의 매력을 알아보지 못한 충무로 제작자와 감독들의 실수 아닐까. 분명 실수 같았다. 영화 ‘감기’ 속에 담겨진 수애의 진짜 매력이 터질 시간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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