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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대출보증인으로 들어가셔서 많이 놀라셨죠”

[기자수첩]“고객님 대출보증인으로 들어가셔서 많이 놀라셨죠”

등록 2013.07.31 14:43

수정 2013.07.31 15:25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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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대출보증인으로 들어가셔서 많이 놀라셨죠” 기사의 사진

최근 농협캐피탈이 일으킨 100억원대 연대보증 사고는 경악할 만 수준이었다. 이 사고는 황당하다 못해 금융사가 일으킨 사고로 믿지 못할 만큼 허술해 두 번 놀랄 정도였다.

사고는 농협캐피탈이 H건설에 100억원을 대출하면서 H건설과 전혀 상관없는 한모씨를 대출 보증인으로 설정하면서 생긴일이라고 하지만 사건 이후 농협캐피탈에 대처하는 자세는 더욱 가관이었다.

농협캐피탈은 “동명이인에 따른 오해로 빗어진 일”이라고 변명만 늘어놨다.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던 피해자 한씨 더 이상 농협을 믿지 못하겠다며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문제는 100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승인하면서 지점에서 본점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사고를 내놓고도 농협캐피탈은 “피해자에게는 책임이나 피해가 전혀 없다“며 오히려 언론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농협의 이런 ‘사고 둔감증’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농협은행은 대출 당시 담보를 제공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연대보증을 요구해온 사실이 뒤늦게 금융당국에 적발 당했다.

또 고객 정보를 고물상에 넘기는 상식밖에 일도 했다. 고객의 돈으로 해외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특히 투자와 관련해 전결규정도 위반하고 제멋대로 투자를 결정했다.

둔감증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전산사고다. 2011년 최악의 해킹 전산사고를 겪은 뒤에도 올해 초 또다시 해킹 전산사고를 당했다.

우리나라 최대 은행이 두 번이나 해킹 사고를 당했음에도 “책임은 해킹을 한 당사자가 문제”라는 식이었다. 시중은행이 평생 한번 당하기 힘든 해킹사고를 두 번이나 당했음에도 말이다.

시중은행들은 저마다 소비자보호 창구를 만들어 고객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도 농협은 여전히 고객과 관련한 ‘사고’만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은행의 가장 우선은 고객의 ‘신뢰’다. 이 때문에 농협이 일으킨 금융 사고들은 상식밖에 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특히 농협은 최근 ‘비리백화점’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지만 여전히 ‘신뢰’보다는 사태를 숨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같은 문제에 대해 조사를 들어갔다. 캐피탈은 물론 은행 등 계열사 쪽도 들여본다는 방침이다.

농협금융은 이번 기회를 통해 “왜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이유를 찾고 고민해봐야 할 때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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