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연체율 하락은 착시"···중동 쇼크·금리 유턴에 '연쇄 부실'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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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하락은 착시"···중동 쇼크·금리 유턴에 '연쇄 부실' 경고등

등록 2026.05.26 15:46

김다정

  기자

3월 연체율 0.56%로 숨고르기···분기말 4조3000억원 '장부 정리' 효과우량 대기업 연체율 1년 새 2배 급등···기업대출 늘렸지만 부실화 우려대출금리 깎아주며 치열한 경쟁···안정적 이익 대신 '충당금·RWA' 부메랑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두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는 분기말 상각·매각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착시일 뿐, 금융권 안팎에서는 '연쇄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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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국내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두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

분기말 연체채권 정리 효과로 인한 일시적 착시라는 지적

금융권 내외부에서 연쇄부실 우려 지속

숫자 읽기

3월말 국내은행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율 0.56% 기록

전월말(0.62%) 대비 0.06%p 하락

전년 동월말(0.53%) 대비 0.03%p 상승

중소법인 연체율 0.88%, 개인사업자 연체율 0.71%

5대 은행 기업대출 잔액 173조2129억원, 넉 달 만에 2.5% 증가

자세히 읽기

연체율 하락은 은행들이 3월에 4조3000억원 규모 연체채권 대거 정리한 데 따른 것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22%로 전월말(0.19%) 대비 상승, 1년 전(0.11%)보다 2배 증가

중소기업·가계대출 연체율은 상·매각 효과로 전월 대비 감소했으나, 전년 대비 상승

맥락 읽기

고금리·고물가 영향에 기업과 가계 상환능력 악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소비자물가 2.6% 상승, 이달 3%대 진입 전망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7월부터 인상 사이클 가능성 거론

은행권은 가계대출 규제 속 기업대출 확대에 나서며 금리 인하 경쟁

주목해야 할 것

기업대출 금리 인하 경쟁이 마진 압박 및 충당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

정부는 부실채권 해소와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요구

은행권은 연체율 하락 착시 속에서도 비용 부담 증가 전망

하반기 은행권은 건전성 방어와 리스크 관리가 수익성 좌우할 핵심 과제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 연체율은 0.56%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말(0.62%)과 비교해 0.06%p 하락한 수치다.

겉보기에는 연체율이 하락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3월 중 연체율이 하락한 것은 은행들이 분기말을 맞아 전월(1조3000억원)의 3배가 넘는 4조30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장부에서 대거 정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권 연체율은 전년 동월말(0.53%) 대비 0.03%p 상승해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가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1년 전보다 상승한 데다가 3월 기준으로 2016년(0.63%)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금감원 역시 이번 연체율 하락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은 "3월 연체율 하락은 분기말 상·매각 확대 효과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며 "중동 상황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경제 불확실성은 가계와 기업의 상환 능력을 빠르게 압박하고 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고유가·고환율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1년 9개월 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이달에는 3%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극되자,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급격히 후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이 되더라도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인상 사이클에 올라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터널 속에서 대출 규모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은행권의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자상환 부담이 확대될 경우 연체율과 대손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고금리·고물가 직격탄은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우량 대기업마저 흔들고 있다. 부문별 지표를 보면 중소기업과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매각 효과로 전월 대비 감소한 것과 달리,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22%를 기록하며 전월말(0.19%) 대비 0.03%p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1년 전(0.11%)과 비교해 2배 급등한 수치로, 2022년 4월(0.22%) 이후 3년 11개월 만에 0.2%선을 다시 돌파했다. 대외 악재가 대기업의 자금줄에도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리스크 관리와 자금 공급 확대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 믿었던 대기업에서도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속사정은 더욱 엄중하다. 중소법인 연체율도 0.88%로 전년 동월말(0.80%) 대비 0.08%p 상승했으며, 개인사업자 연체율 역시 0.71%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은행들이 장부에서 지워내느라 전월 대비로는 떨어졌지만, 이미 높은 수준인 중소기업 연체율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은행권 전체의 자산 건전성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은행권 내부의 경영 환경도 부담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 기업대출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기업대출 금리(신규취급 기준)는 평균 연4.14%로 2월(연 4.2%)보다 0.06%p 떨어졌다.

그러는 사이 기업대출 규모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총 173조21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불과 넉 달 만에 2.5%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은행 간 대출금리 인하 경쟁이 마진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안정적인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지기보다는 충당금과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을 동반할 수 있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정부의 포용금융 압박 속에서 부실채권의 신속한 해소와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연체율 하락으로 표면적인 건전성 지표는 하락하는 착시 효과를 줄 수 있지만, 향후 은행들이 짊어져야 할 비용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국내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와 기업대출 성장 기조 속에서 건전성을 방어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했다"며 "잠재 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하반기 수익성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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