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안두릴과 자율 ASV 공급 계약국내 첫 ASV 건조···미 MASC 사업·수출 일환한화, 해벅AI와 자율운항 솔루션 협력 추진 중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미국 AI 방산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와 자율 무인수상정(Autonomous Surface Vehicle·ASV) 설계·건조 및 AI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시제함을 건조하고 안두릴이 자율 임무 수행 솔루션을 탑재하는 구조로, 양사는 2026년까지 ASV 시제함 건조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ASV는 AI 학습을 기반으로 경로 계획, 속도 조절, 충돌 회피 등을 자율 수행할 수 있는 미래형 무인수상정이다.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하는 기존 USV(Unmanned Surface Vehicle) 방식보다 진일보한 특수선으로, 자율 항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술적 단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중공업이 ASV 건조에 나서는 배경에는 미 해군의 자율·모듈 무인수상정 도입 사업(Modular Attack Surface Craft·MASC) 참여 의도가 깔려 있다. MASC는 전자전·정찰·타격 등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율성과 전투 능력을 가진 수상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향후 해군 작전 체계 전환을 가늠할 핵심 프로젝트로 꼽힌다.
미국은 '번스-톨리프슨 법'에 따라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금지하고 있지만 시제함은 예외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첫 ASV 프로토타입은 한국에서 건조하고, 이후 미국 내 조선소 생산 체계를 활용해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HD현대 정기선 회장은 지난 10월 CEO 서밋 퓨처테크포럼 기조연설에서 "미국 안두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최신 자율운항 기술을 방산 분야로 확장하고 있으며 차세대 무인 함정을 개발 중"이라며 "선박 자율운항 기술과 자율 임무 수행이 융합되면 해군 작전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무인수상정(USV) 분야는 국내에서도 이미 개발 경쟁이 본격화된 영역이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기술로 확보한 함정전투체계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국방과학연구소와 군집 무인수상정도 공동 개발한 바 있다. 군함 건조 역량을 보유한 한화오션과의 협업을 통해 해양방산 무인체계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한화는 해외 수요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5월 그리스 합동참모본부 대표단에 연안 수색·구조 및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USV '해령(Sea Ghost)'을 시연했고, 같은 달 국제해양방위산업전 마덱스(MADEX)에서 전투형 USV를 첫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에는 AI 자율운항 기술 역량 확보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미국의 AI 자율운항 솔루션 기업 해벅AI 최고경영자(CEO)와 연구진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양사의 기술 역량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함정 건조 및 해양시스템 기술을 소개했고, 해벅AI는 USV 원격 통제 기술을 시연했다. 양측은 이번 협력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해양무인체계 시장 선제 진입을 위한 전략적 기반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세계 무인수상정 시장이 2022년 9억2000만달러(약 1조3500억원)에서 연평균 11.5% 성장해 2032년 27억달러(약 3조9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운항 군함은 AI가 최적 항로와 속도를 계산하며 운항하기 때문에 사고 발생률과 연료 사용량을 낮추는 동시에 장기 작전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선원 부족 문제를 넘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향후 해양방산체계의 핵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함정전투체계·해양 플랫폼 통합 역량과 그룹 시너지를 기반으로 해벅AI와 함께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해양무인체계 시장 진입 가시화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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