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력 인프라 대전"···효성·LS, 美 시장 공략 가속도 붙인다

산업 전기·전자

"전력 인프라 대전"···효성·LS, 美 시장 공략 가속도 붙인다

등록 2025.11.25 15:43

정단비

  기자

AI 수요와 노후설비 교체로 전력기기 수요 급증효성 멤피스·LS 유타 등 시설 증설로 북미 대응북미 매출만 3분의 1···1년 새 수주잔고도 급증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효성 제공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효성 제공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이 현지 공장을 증설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등으로 인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테네시 주에 위치한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의 3차 증설을 결정했다. 효성중공업은 이를 위해 1억5700만 달러를 투자해 오는 2028년까지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추가증설은 3번째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한 후 1차 증설을 진행했고 49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2026년까지 2차 증설을 결정했던 바 있다. 여기에 추가로 증설을 결정한 것이다. 효성중공업이 멤피스 공장에 투자한 금액은 인수부터 3차례의 추가 증설까지 총 3억 달러에 달한다.

효성중공업의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은 미국 내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 설계·생산이 가능한 공장이며 이번 추가 증설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에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적기 대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지가 주요했다. 조 회장은 멤피스 공장 인수 당시에도 내부 우려가 있었으나 미 전력시장의 미래성장성 및 현지 생산기지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하에 과감히 인수를 결정했었다. 멤피스 공장의 3차 증설 역시 조 회장의 '글로벌 No.1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발판 마련으로 풀이된다.

사진=LS일렉트릭 제공사진=LS일렉트릭 제공

LS일렉트릭도 미국 현지 생산법인 인수 및 베스트럽 캠퍼스 육성을 통해 향후 북미 전력시장 공략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미국 내 MCM 엔지니어링과 베스트럽 캠프 등 생산거점 2곳을 두고 있다.

MCM 엔지니어링은 미국 유타주에 있는 배전반 등을 생산하는 생산기지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베스트럽 캠프는 배전기기, 배전반 등을 생산하고 A/S 및 연구개발(R&D)을 하는 곳이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지난 4월 배스트럽 캠퍼스 준공식 자리에서 "미국 시장과 배스트럽 캠퍼스는 LS일렉트릭의 글로벌 기업 도약의 확실한 디딤판이 될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2억4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해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현지 인력을 채용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북미 전력 솔루션 허브로 키워가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의 일환으로 MCM 엔지니어링도 추가 증설할 예정이다.

이들이 미국 시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데에는 미국 내 전력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 영향이 크다. 미국은 노후화된 전력설비 교체 수요와 AI에 따른 전력망 확충 수요가 맞물리면서 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츠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변압기 시장은 2024년 약 122억달러에서 2034년 약 257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7.7%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들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미국 매출 비중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3분기 기준 효성중공업의 북미 매출 비중이 26%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LS일렉트릭도 북미 매출 비중이 30~40%로 약 3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고 알려져있다. 같은 기간 수주잔고도 효성중공업은 11조1000억원, LS일렉트릭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2.1%, 41.4%씩 늘었다. 이들은 이미 향후 3~4년 수주물량까지 확보해 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기존에도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이연된 노후화 전력망 교체 수요가 있었던데다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데이터센터 붐까지 일어나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며 "미국 빅테크사들도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기조가 변함이 없다는 측면에서 전력이나 반도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만큼 당분간 전력망에 대한 미국 시장의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