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7일 계열사 사장단 인사 확정할 듯 조주완·정철동 '부회장 승진' 여부에 촉각이노텍·엔솔은 현 체제 유지 가능성 무게
24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오는 27일께 이사회를 거쳐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구광모 회장은 9월 사장단 회의에 이어 계열사별 사업보고회까지 직접 챙기며 조직 안정화와 미래 투자 방안을 점검해왔다. 이번 인사를 통해 자신의 경영철학을 다시 한 번 조직에 각인시키는 한편, 내년도 경영전략에 대한 청사진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LG의 새 2인자는?···조주완·정철동 '부회장 승진' 촉각
가장 큰 관심사는 LG에 새로운 '2인자'가 탄생할지 여부다. 인사철마다 특정 인사가 물망에 오르지만 좀처럼 부회장 승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그룹에서 부회장 타이틀을 쥐고 있는 인물은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두 명뿐이다. 부회장단은 한 때 6명에 달했으나, 2018년 구광모 회장 체제 출범 이후 기존 인사가 세대교체를 위해 순차적으로 물러난 뒤 수년째 지금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게 외부의 시선이다. 현 경영 체제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글로벌 기업과의 초대형 프로젝트도 앞두고 있으니 구 회장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차원에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의견이 감지된다. 삼성·SK·현대차에 비해 LG의 부회장 숫자가 절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가능성을 더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부회장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다. 각각 우호적이지 않은 업황에도 회사의 체질을 바꾸고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한 대표 주자로 통한다.
조주완 사장의 경우 '생활가전 전문' LG전자를 'B2B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장본인이다. 자동차부품과 HVAC(냉난방공조) 등 미래 사업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회사에 새로운 DNA를 이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과도 양호하다. 조 사장이 신사업으로 꼽은 VS사업본부(전장)와 ES사업본부(HVAC 담당)는 3분기에도 각 2조원 이상의 매출에 13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주요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다. LG전자는 아랍에미리트 스마트시티에 HVAC 솔루션과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홈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도 조 사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회사를 장기 침체의 늪에서 건져내며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취임 이후 회사 내 자원 배분을 효율화하면서도 OLED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면서다. 그 결과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누적 매출 18조6092억원에 영업익 3485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4년 만의 연간 흑자 달성도 눈앞에 뒀다.
구광모 회장도 인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두 CEO의 이 같은 성적표를 눈여겨 볼 것으로 점쳐진다.
LG엔솔·이노텍 '맑음'···화학은 '흐림'
다른 계열사 수장의 거취는 안갯속이다. 조직 안정 차원에서 무난히 자리를 지킬 것이란 인식 이면엔 실적이나 대내외 환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공존한다.
문혁수 LG이노텍 CEO는 승진 가능한 인물로 분류된다. 2023년 부사장 신분으로 최고경영자에 발탁된 뒤 전장·반도체 기판 등 고부가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56% 성장한 LG이노텍의 3분기 성적표(영업익 2037억원)만 봐도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문혁수 CEO는 로봇·드론·우주산업용 부품 같은 신사업에도 발빠르게 대처했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차세대 로봇용 부품 개발을 위해 각 영역의 선두주자인 인텔, 보스턴다이내믹스 등과 손을 잡은 게 대표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변이 없는 한 김동명 대표 체제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 회사가 전기차 캐즘이란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ESS(에너지저장장치) 쪽으로 과감히 사업의 축을 옮김으로써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김동명 대표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한국인 근로자 체포·구금 사태 당시에도 현지에서 당국과 소통하며 수습에 만전을 기했다.
LG화학 CEO의 거취는 전적으로 그룹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학철 부회장을 향한 구 회장의 신뢰는 여전히 두터운 것으로 감지되나, 중국발(發) 공급과잉 여파에 석유화학 사업 등이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이 변수로 지목된다. 신 부회장의 재임 기간도 6년에 달해 그룹이 세대교체를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9월 사장단 회의 중 구광모 회장은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같이하며 ▲사업의 선택과 집중 ▲위닝 R&D ▲구조적 수익 체질 개선 등을 논의해왔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다"며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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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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