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李대통령 만난 재계 총수들···美 관세 협상에 '릴레이 화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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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만난 재계 총수들···美 관세 협상에 '릴레이 화답'(종합)

등록 2025.11.16 19:44

수정 2025.11.16 19:45

김다정

  기자

삼성·SK·현대차·LG 등, 민간합동회의서 대규모 국내투자 약속삼성, 국내 생산시설 대폭 확대···현대차, 미래 사업 집중 육성

용산서 열린 '조인트 팩트시트'. 사진=연합뉴스 제공용산서 열린 '조인트 팩트시트'. 사진=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와 SK, 현대차그룹,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16일 수백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앞다퉈 발표했다.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발표 이틀 만에 나온 이번 결정은 대규모 대미 투자로 자칫 국내 투자와 생산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도출과 관련한 후속 논의를 위해 용산 대통령실에서 민관 합동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혹시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한다"며 "비슷한 조건이라면 되도록 국내 투자에 좀 더 마음을 써 주시고,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균형 발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지방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재계 총수들은 대규모 국내 투자 및 고용 계획을 약속하며 화답했다.

먼저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 연구개발(R&D)을 포함해 총 450조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의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라인은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으로, 별도로 생산 인프라 확보를 위해 각종 기반 시설 투자도 병행 추진한다.

국내 생산시설도 대폭 확대한다. 우선 삼성전자가 이달 초 인수를 완료한 독일 플랙트그룹의 국내 생산라인 조성에 착수한다. 삼성SDS도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를 위해 전남에 2028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 산업투자와 관련한 우려가 일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없게 하겠다"며 "지난 9월 약속한 대로 향후 5년간 매년 6만명씩을 국내에서 고용하고, R&D를 포함해 국내 시설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SK그룹은 당초 2028년까지 예고했던 128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에 더해 경기도 용인에 건설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해 총 600조원 정도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고용 부문에서도 매년 8000명 이상 채용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추이에 따라 최소 1만4000명에서 2만명 사이의 고용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도 향후 5년간 연간 25조원씩, 즉 2030년까지 총 125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직전 5년(2021~2025년) 동안 국내에 투자했던 89조1000억원보다 36조1000억원가량 상회하는 규모다.

투자 금액 125조2000억원은 AI,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50조5000억원, 기존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 지속 강화를 위한 ▲R&D투자 ▲경상투자에 각각 38조5000억원, 36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무엇보다 이번 중장기 투자는 ▲국내 AI/로봇 산업 육성과 ▲그린 에너지 생태계 발전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국가 경제 기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미국 관세의 15%로 인한 수출 감소 및 국내 생산 위축에 대한 우려를 저희는 잘 알고 있다"며 "수출 지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국내 공장의 완성차 수출을 확대하고, 특히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을 통해서 자동차 차량 수출을 2030년까지 현재 대비해서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운데)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아 화성 EVO Plant East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김민석 국무총리(가운데)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아 화성 EVO Plant East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LG그룹은 향후 5년간 10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60%는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술 개발과 확장에 투입해 협력사들과 함께 소부장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제조 현장 AI 적용 확대 차원에서 협력사 설비에도 AI 적용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했다.

'마스가(MASGA)' 투자를 이끌 한화그룹과 HD현대도 향후 5년간 국내에 각각 11조원, 15조원(에너지·AI 8조원, 조선·해양 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5000억원인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1조원까지 키우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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