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공사비 31.7% 급등···건설사 부담 가중SK에코플랜트 IPO 앞두고 재무건전성 강화 총력한화 건설부문, 신임 대표로 '재무통' 내정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에코플랜트, 한화 건설부문,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DL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대표가 교체됐다.
최근 몇 년간 건설 경기 불황 장기화로 인해 주택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안전사고,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복합적인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분양가 상승세로 인해 건설사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9월 민간아파트 분양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국에서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격은 590만6000원으로 전월(587만2000원) 대비 0.57% 상승했다. 이는 1년 전 보다 3.75% 상승한 셈이다. 또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공사비도 5년 새(올해 7월 기준) 31.7% 급등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상승률(14.3%)의 두 배를 넘겼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악화된 경영 환경 속에서 수익성 강화와 체질 개선을 위해 대표이사 교체에 나서는 분위기다.
먼저 SK에코플랜트는 지난 30일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SK에코플랜트가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의 기반을 마련한 가운데 반도체 종합서비스 기업으로서 비전과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영식 SK에코플랜트 신임 사장 내정자는 반도체 공정에 대한 그룹 내 최고 전문가로서 SK하이닉스 포토(Photo)기술담당, 제조·기술담당, 양산총괄(CPO, Chief Production Officer) 등을 역임하며 HBM 대량 양산체계 구축 등 성과를 창출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만큼,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243%로, 업계에서 경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200%를 웃도는 수치다.
SK에코플랜트 측은 김 내정자는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공적인 IPO 추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이달 28일 한화 건설부문 신임 대표이사에 김우석 현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을 내정했다. 신임 대표는 우량 수주 확보와 재무 건전성 제고, 현장 안전경영 강화에 전략적 우선을 두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경쟁력을 견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김 내정자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한화에 입사한 이후 30여년간 그룹의 재무와 경영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재무통'이다.
한화(별도 기준)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의 경우, 196%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194.3% 대비 상승했다.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도 증가했다. 올 상반기 기준 한화 건설부문의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동산 PF 관련 대출잔액(단독사업 기준)은 96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2억원 증가했다.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상황에서 만기 도래 자금이 늘어나고 있어, 건전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가 필수 과제로 꼽힌다.
코오롱글로벌과 신세계건설 역시 재무구조개선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코오롱그룹은 이달 24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김영범 코오롱ENP 대표를 코오롱글로벌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김 신임 대표는 30년간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경영 경험을 쌓으며 재무건전성을 강화해온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코오롱글로벌의 경영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388.3%로, 지난해(350.1%) 대비 상승하며 재무 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세계그룹도 지난달 26일 신세계건설 신임 대표로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를 내정했다. 신세계건설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259.8%로, 지난해 말 209.5%보다 약 50%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58억원에서 -367억원으로 집계되며 여전히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 대표는 실적 반등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이중 과제를 떠안게 됐다.
연이은 사망사고에 건설사 대표 교체···현장 안전 우선
올해 건설 현장에서 잇따른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대표가 교체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DL건설은 올해 발생한 현장 사망사고로 대표 이사가 교체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4명의 사망사고를 기록한 가운데 올 8월 초 옥실동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반복되자 정희민 사장은 사고 발생 다음날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사표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이앤씨는 신임 사장으로 송치영 포스코 안전특별진단 TF팀장(부사장)을 내정했다. 그는 안전보건센터장 출신으로 그룹 내에서 최고 안전전문가로 꼽힌다. 포스코이앤씨의 이번 인사는 연이은 중대재해 사고로 인해 '안전 리더십' 강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같은 달 8일 DL건설은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DL그룹은 DL건설의 대표이사로 여성찬 대표를 선임했다. 그는 주택사업본부 임원을 맡는 등 공사 현장 지휘 경험이 풍부한 '현장통' 경영자로 꼽힌다. DL건설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대표로 전면에 내세워 건설 안전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의 책임 경영 체계를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와 안전사고가 맞물리면서 건설사들이 위기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는 분위기"라며 "대표 교체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과 함께 안전관리 강화,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재성 기자
l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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