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29.2%' 감소···'1조8000억' 관세 직격탄글로벌 판매 증가세···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매출 견인'관세 15%' 극적타결···원가 절감·신차 출시로 위기탈출
현대차는 30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46조 7214억원, 영업이익은 29.2% 감소한 2조 5373억원, 당기순이익은 2조 54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5.4%로 집계됐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CEO) 사장은 "탄탄한 비즈니스 펀더멘털(Fundamental)과 시장 변동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를 확대하며 3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영업이익은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와 관세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1조8210억원' 관세 폭탄···판매 확대에도 예상된 '쇼크'
3분기 현대차의 수익성 악화는 예상된 결과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당시 "관세 영향을 온전히 받는 3분기에는 더 큰 부담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번 3분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가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대폭 축소된 것은 '1조8210억원'의 관세 비용이 절대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7~9월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103만835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6% 증가한 규모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HEV)와 아이오닉 9의 신차 효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가 성장하며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8만558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해외에서도 1.9% 증가한 85만7795대가 판매됐다. 대외 환경 악화로 신흥시장 판매가 감소했으나,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5만7446대가 판매됐다.
관세 위기 속 믿을 구석은 역시나 '고부가가치' 친환경차였다. 이번 3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대수(상용 포함)는 유럽 지역 중심 전기차(EV) 판매 비중 확대, HEV 라인업 강화에 따른 판매 견인 효과로 전년 동기보다 25.0% 증가한 25만2343대로 집계됐다. 이 중 EV는 7만6153대, HEV는 16만1251대 판매됐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관세 영향 등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대와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컨틴전시 플랜을 통해 적극적 관세 영향 만회 추진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분위기 '급반전'
이날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수익성 쇼크로 암울한 전망이 예상됐던 현대차는 전날(29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자칫 장기화로 치달을 수 있었던 관세리스크를 비로소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완화하기로 합의했지만, 후속 조치가 지연되면서 여전히 25% 관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9월엔 일본과 유럽연합(EU) 관세가 각각 15%로 낮아지면서 한 달 넘게 현대차·기아는 불리한 경쟁을 벌여왔다.
현대차는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예측가능한 사업운영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금액 외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3분기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증발된 관세 부담이 축소되면서, 지난달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한 중장기 영업이익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차는 미국 관세 축소로 인해 현재 관세 부담을 60%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률 목표는 ▲2025년 6~7% ▲2027년 7~8% ▲2030년 8~9%로 설정했다.
이승조 재경본부장은 "재료비 절감과 경상예산 절감만 연간 7000억원이고, 기타 믹스 개선과 전 서비스 영역을 들여다보면서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을 매달 체크하고 있다"며 "모든 비용 절감의 전제 조건은 고객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스크를 털어낸 현대차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예고했다. 우선 당장 올해 4분기 팰리세이드를 미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 재경본부장은 "현대차는 4분기와 내년부터 신차를 굉장히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하이브리드 비중도 높일 계획"이라며 "차량 모델 사이클이 신차가 계속 출시되는 '골든타임'에 진입해 믹스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미국 현지 생산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하이브리드 모델의 수익성이 내연기관에 근접했기 때문에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원가 절감을 재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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