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찬스·시월 등 알뜰폰 업체 '약정 요금제' 도입"신생 업체가 대부분, 고객 묶어 이용률 개선"통신사發 요금 정책 가능성도···LGU+ 반사이익 클 듯
업계에서는 알뜰폰 1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시장을 안정화하는 한편, 고객 유치 목적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자 낸 정책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22일 뉴스웨이 취재에 따르면 ▲슈가모바일 ▲찬스모바일 ▲시월모바일 ▲인스모바일 ▲마블링모바일 등 알뜰폰 업체가 약정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이들은 90일에서 100일간 요금제를 유지하지 않으면 위약금을 내야 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약정 요금제를 도입한 이유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그간 알뜰폰 업계는 6~7개월간 할인율을 적용, 공짜에 가까운 가격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약정' 요금제를 구성해왔다. 이에 할인 기간이 지나면 다른 회사에 고객을 빼앗기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도 30% 정도의 고객은 회선을 유지하는 터라, 울며겨자먹기로 프로모션을 지속해왔다.
그런데 그동안 면제되던 '전파사용료'가 새로 부과되는 데다 통신사에 내는 망 도매대가도 점차 상향될 가능성이 커지자, 수익성 개선 방안으로 고객을 일정기간 묶어둘 수 있는 '약정 요금제'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하창직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 사무국장도 "신생 알뜰폰 업체들의 이용자를 붙잡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변화를 통신사가 주도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확인된 약정 요금제 도입 알뜰폰 업체는 모두 LG유플러스 망을 이용 중인 곳이었다는 점이 이런 의심에 힘을 더한다.
통신사는 알뜰폰 사업자로부터 망 사용대가를 받지만, 되레 고객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 비용도 지급한다. 알뜰폰 업계에 약정 시스템이 안착해 고객 이동이 줄면 그만큼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시장 큰손이다. 실제 이 회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업체는 전체(58개)의 74%(43개)에 달한다. 고객 수도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1위 사업자다. 고객의 잦은 이동을 바랄 이유가 없다.
하창직 사무국장은 "알뜰폰 업체가 요금제를 구성할 때 통신사 영향이 크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알뜰폰 업체들이 가입자를 묶고 이용률을 높인다면 (시장 주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에도 분명 이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뜰폰은 이동통신3사와 동일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 6월 처음으로 가입자 수 1000만 고지를 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알뜰폰 전체 회선 수는 1026만8631개에 달한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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