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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HDC현산, 방배신삼호 수주 무산에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부동산 도시정비

HDC현산, 방배신삼호 수주 무산에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등록 2025.07.29 10:56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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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방배신삼호 시공사 선정총회서 조합원 반대로 부결조합 내부 갈등에 발목···수의계약 무산으로 사업 장기화 우려자원 재배치로 '반사이익' 기대···재입찰 가능성 속 협상력 우위

서울 서초구 방배신삼호 단지 내 모습. 사진=방배신삼호재건축 조합서울 서초구 방배신삼호 단지 내 모습. 사진=방배신삼호재건축 조합

HDC현대산업개발이 방배신삼호 재건축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고배를 마셨다. 단독으로 입찰에 나섰지만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수주 실패로 비칠 수 있는 장면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오히려 HDC현산이 '잘 빠졌다'는 평가도 흘러나온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신삼호 재건축 조합은 지난 26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HDC현산과 수의계약을 체결할지를 놓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410표 중 찬성 182표, 반대 228표로 부결됐다. HDC현산은 올해 5월 두 차례 시공사 입찰에서 단독 응찰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으나, 최종 표결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시공사 선정 무산으로 방배신삼호 재건축 사업은 입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이에 따라 사업 일정 지연은 물론, 금융비용 증가와 정비사업 일몰제 적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이주비와 사업비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조합원들의 개별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HDC현산이 시공사로 확정되지 못한 배경에는 조합 내 갈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방배신삼호 조합은 조합장 공석 상태로 조합 운영 전반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 단지는 2016년 최초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9년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지만, 그동안 집행부와의 갈등, 입찰 무산, 조합장 해임 등으로 사업이 수차례 지체돼 왔다.

HDC현산은 비록 이번 수주에 실패했지만 제시했던 조건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사비는 평당 876만원, 공사비 인상은 2년간 동결, 이주비는 LTV 100%까지 지원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여기에 조합원 이사비와 2000억원 규모의 사업촉진비까지 내걸었다. 이는 경쟁사가 없는 상황에서 가능한 최고 수준의 조건이었지만, 조합 내 정치적 불안정이 수주를 가로막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HDC현산은 수익성에 불확실성이 있는 단지를 떠나, 자원을 재배치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게 됐다. 특히 향후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송파한양2차를 비롯해 핵심 입지 정비사업장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 점은 오히려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대목은 향후 방배신삼호가 재입찰로 전환될 경우다. 이번처럼 단독입찰이 아닌 복수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경쟁 구도로 바뀐다면, 조합 측은 보다 합리적인 기준으로 공사비나 조건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HDC현산은 이미 제시한 조건을 바탕으로 협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정경구 HDC현산 대표가 총회 직전 현장을 직접 방문해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결과적으로 최근 수주전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가 됐다. 최근 연이어 수주 실적을 내며 재건축 시장에서 반등하던 HDC현산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도 있다.

일각에서는 방배신삼호 사업 자체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합 내 의견 충돌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일정 재추진조차 쉽지 않다는 우려다. 여기에 용적률 완화 여부, 고층 재건축에 대한 규제 가능성 등 정책 환경 변화도 외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HDC현산이 내세운 조건은 일반적인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내용이었다. 오랜 기간 이 단지에 공을 들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이번 무산으로 방배신삼호는 추후 사업 재개 과정에서 더 복잡한 정치적·정책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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