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쟁 심화·시장 포화로 실적 뒷걸음동남아 진출·친환경 전략으로 반등 시도수익성 악화 속 포트폴리오 다변화 추진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락앤락은 2020년 소형가전 전문 기업 제니퍼룸을 인수하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2021년 '락커룸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음식물쓰레기 냉장고, 진공 쌀 냉장고, 무드등 전기드립포트 등 프리미엄 콘셉트의 혁신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특히 감성 디자인과 사용 편의성을 강조하며 2030 여성과 1인 가구를 주 타깃으로 삼았다.
초기에는 성장세가 뚜렷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형가전 매출은 2020년 666억원에서 2021년 897억원으로 급증하며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됐고 2022년 702억원, 2023년 673억원, 2024년 607억원으로 3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며 제니퍼룸 인수 이전 수준을 하회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소형가전 사업 매출 비중도 2021년 17%에서 지난해 13%로 축소돼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락앤락 소형가전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급격한 경쟁 심화와 소비자 수요 변화다. 제니퍼룸이 선보인 보급형 감성 디자인 제품은 초기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으나, 곧 다수의 후발 브랜드가 유사 콘셉트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제품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더불어 소비자 트렌드는 단순 감성 디자인을 넘어 첨단 기능과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IT 가전 분야 전문가 김민수 씨는 "락앤락은 감성적 이미지에 치중한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기능 혁신과 원가 경쟁력을 갖춘 신제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산 효율성 제고와 원가 절감 없이는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점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국내 소형가전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락앤락은 국내 시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고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추진 중이며, 인도네시아에 신규 판매 법인을 설립해 유통망 확대와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락앤락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인구 구성과 생활 방식이 국내와 유사해 제품 현지화와 맞춤형 마케팅이 중요한 성공 요인"이라며 "단순한 디자인 경쟁에서 벗어나 기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 현지 소비자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락앤락이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제품 개발 역량 강화와 더불어 현지 소비자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유통 채널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평가한다. 글로벌 소형가전 시장은 이미 다국적 기업과 현지 강자가 복합적으로 경쟁하는 만큼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과 효율적 공급망 구축 없이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certai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