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터 제조까지 수직계열화디바이스 매출 비중 34% 육박논문 발표·특허 확보 등 설득력 강화
올해 1분기 에이피알의 연결 기준 매출은 2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46억원으로 96.5% 늘었다.
눈에 띄는 점은 디바이스 사업의 성장세다. 전체 매출의 34%에 해당하는 909억원이 뷰티 디바이스에서 발생했다. 화장품 매출이 165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디바이스 부문과의 매출 격차도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디바이스는 화장품의 부속 수단으로 여겨지지만, 에이피알은 이를 별도의 수익 축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기술 기반 사업 구조는 에이피알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자체 연구조직인 글로벌피부과학연구원을 통해 디바이스의 효능을 임상시험으로 검증하고, 이를 학술 논문으로 발표하는 전략을 지속해 왔다.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은 7건, 등록 특허는 71건이다. 제품 기능을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과학적 근거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 담겼다.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제조방식도 눈에 띈다. 에이피알의 디바이스는 100% 자회사인 에이피알팩토리에서 생산되며, 기획부터 제조까지 일원화된 체계를 통해 품질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디바이스 사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생산 기능을 수직 계열화해, 외주 제조에 의존하는 기존 K-뷰티 기업과의 구조적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판매 구조 역시 경쟁사들과 다르다. 대부분의 국내 화장품 기업이 면세점이나 올리브영 등 유통망에 의존하는 반면, 에이피알은 자사몰 중심의 직판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온라인 매출 비중은 68.7%로,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브랜드 경험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다. 해외 비중도 높다. 지역 기준으로 글로벌 매출 비중은 55.3%, 수출 기준으로는 71.3%에 이르며, 일본과 미국, 동남아, 중동, 유럽까지 시장이 고르게 분산됐다.
화장품 생산은 여전히 외부 OEM에 맡기고 있지만, 브랜드 기획과 제품 콘셉트 설정, 마케팅 전략은 전적으로 사내에서 주도하고 있다. 이는 제조 설비를 직접 확보하지 않고도,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 경험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비(非)뷰티 부문에서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널디', 셀프 포토스튜디오 '포토그레이' 등이 주요 포트폴리오로 자리잡고 있으며, 해당 브랜드들은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채널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왔다.
다만 회사는 이러한 비뷰티 사업도 디지털 콘텐츠 및 브랜드 시너지에 기반한 범위 내에서만 확장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사업 목적에 '자동판매기 설치 및 운영업'을 추가했지만, 이는 외부 수익 사업이 아니라 복지공간 내 무인 카페 설치 등을 위한 사내용 도입이었다고 발표했다. 확장보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기조가 뚜렷하다.
이처럼 에이피알은 화장품과 디바이스 중심의 기술 기반 사업을 축으로 삼되, 브랜딩 기획과 조직 설계 전반에 걸쳐 기존 K-뷰티 기업들과 구별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단기적인 제품 판매 성과보다 기획과 기술력에 기반한 구조적 경쟁력을 구축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OEM 화장품 기업과의 차별성이 부각된다.
회사 측은 "디바이스 생산을 위한 자회사 구축과 연구소 설립, 인체적용시험은 단순한 제품 확대 전략이 아니라, 제품 성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 기반"이라며 "기술력과 품질관리를 중심에 둔 구조 설계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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