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1Q 매출 1714억, 전년比 41% 급감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여파로 가동률 급락전자·반도체 계열사들도 '초라한 성적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연결기준 영풍의 매출은 5718억원으로 전년 동기(7414억원) 대비 22.9% 감소했다. 이는 최근 10년을 통틀어 가장 적은 규모다. 2022년 1분기(1조592억원)와 비교하면 46% 쪼그라들었다.
별도기준 매출은 171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918억원)와 비교해 41.3%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영풍의 연 매출이 1조원에도 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수익성 또한 악화일로다. 영풍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56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적자다.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1분기 432억원과 비교해 131억원 불었다. 별도기준 영업적자도 지난해(101억원)보다 5배 늘어난 506억원으로 집계됐다.
환경법규 위반으로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영풍의 석포제련소 가동률이 급락한 가운데, 업황 악화 요인에도 대처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코리아써키트 등 전자부문 주요 계열사들마저 부진한 경영 성적표를 받은 것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석포제련소는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지난 2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석포제련소의 올 1분기 가동률은 지난해 64.7%보다 33.4%포인트 하락한 31.3%를 기록했다.
본업인 제련업에 있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지 못한 것도 일조했다. 공시에 따르면 제련부문 올 1분기 매출 구성은 아연괴 제품 및 상품의 매출이 1446억원으로 같은 기간 별도 매출의 84.4%를 차지한다.
이 같이 특정 품목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결과적으로 제련수수료(TC) 하락과 아연 가격 약세 등의 리스크를 완화하지 못하며 실적이 더욱 저하됐다는 평가다.
전자·반도체 부문 사업다각화도 제대로된 성과를 못내고 있다. 영풍 오너 2세인 장세준 대표이사 부회장이 총괄하는 코리아써키트가 대표적이다. 코리아써키트는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생산업체로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546억원, 영업손실 17억원, 손손실 22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패키징에 특화된 시그네틱스의 경우 분기 순손실은 111억원으로 지난해(55억원)와 비교해 2배 확대됐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사 영풍전자 또한 분기 손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풍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처분에 따른 조업정지가 지난달 종료됐지만 재가동 등 조업가동률의 불확실성과 업황 악화 등 다양한 요인들도 매출과 영업이익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다.
IB업계에서도 대주주의 경영환경 개선 노력 부족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환경오염과 안전 사고 등 리스크 요인이 산적한데도 영풍 오너가가 자사 본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향상하는데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것이 비판이다.
재계에선 영풍과 계열사의 경영 정상화 노력에는 소홀한 채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에만 매몰돼 있는 게 문제라는 평가도 나온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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