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유입 증가와 비이자수익이 성과 견인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이달부터 AI 서비스 출시
7일 카카오뱅크 경영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6% 증가한 137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비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9% 늘어난 2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영업수익 가운데 35.9%를 차지하는 수치다. 반면 여신이자수익은 50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 감소했다.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 확대와 투자금융자산 운용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비이자수익 확대를 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776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투자금융자산 손익은 효율적인 자산 배분 전략으로 1648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2545만명으로, 올해 1개 분기 만에 57만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됐다. 고객 비율도 모든 연령대에서 상승하는 중이다. 핵심 고객층인 2030세대 인구의 80% 이상이 카카오뱅크의 고객이다. 40대는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p), 50대는 같은 기간 8%p 늘었다.
고객 유입 외에도 활동성도 강화됐다. 1분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92만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372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객 기반 확대는 카카오뱅크의 수신 성장으로 이어졌다. 1분기 말 수신 잔액은 60조4000억원으로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잔액이 고루 증가해 전분기 대비 5조4000억원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약 1200만명의 순이용자를 확보한 모임통장의 잔액이 1조원 이상 늘어나며 요구불예금 확대를 견인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갔다. 1분기 말 여신 잔액은 44조30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4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뱅크는 포용금융을 확대하는 기조 속에서도 건전성 방어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중·저신용 대출 잔액 비중은 3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01%p 개선된 0.51%를 기록했다.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09%로 시장 금리 변화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0.06%p 떨어졌다.
올해 카카오뱅크는 AI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달 말부터 고객들이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AI 검색'을 시작으로 금융 관련 계산을 대화 형태로 해결하는 'AI 금융계산기'도 선보일 계획이다.
첫 해외 진출도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0%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진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공식 런칭을 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지난 1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동남아 최대 슈퍼앱이자 IT 플랫폼인 그랩이 슈퍼뱅크의 주요 주주인데 카카오뱅크는 그랩과의 강력한 제휴를 바탕으로 현재 326만명의 고객을 확보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향후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가 담긴 서비스를 슈퍼뱅크와의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태국으로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태국은 국내 금융의 불모지로 꼽힌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태국에서 영업 중인 한국 은행은 한 곳도 없다. 한국산업은행이 지난 2013년 방콕 사무소를 개설했지만 영업 허가는 받지 못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28년만에 굳게 닫힌 태국의 금융 문을 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왕실에 의해 설립된 태국 최초 은행인 시암상업은행(SCB)의 지주회사 SCBX와 손잡고 지난해 9월 태국 중앙은행에 가상은행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컨소시엄에서 20% 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SCBX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를 노릴 계획이다. 인가 심사 결과는 빠르면 오는 6월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가가 승인될 경우 카카오뱅크는 국내 금융사들의 진출이 드물었던 태국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역량을 접목해 현지 금융산업의 혁신과 기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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