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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홍콩 H지수 연계 ELS의 불완전판매 논란

전문가 칼럼 서지용 서지용의 증시톡톡

홍콩 H지수 연계 ELS의 불완전판매 논란

등록 2024.02.06 14:21

연초부터 주가연계증권(ELS, equity linked securities)의 손실이 심상치 않다. 홍콩의 주가지수인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당 주가지수 수준에 연동되어 투자수익률이 결정되는 ELS는 올해 초부터 1천억원대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로써, 최근 홍콩 H지수 연계 ELS의 수익률 하락을 계기로 투자자 보호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ELS는 통상적으로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제공하지만,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 경우 상당 수준의 원금손실이 불가피한 수익구조를 갖는다. 다시 말해, ELS는 만기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특정가격(knock-in) 아래로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 및 약속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ELS는 3년 만기인 상환 시점에 발행 당시 기초자산 가격의 60~70%를 상회한다면 원금 보전이 가능하지만, 2021년 초 1만2000선을 넘나들던 H지수의 최근 5000선까지로의 폭락으로 큰 손실을 실현했다.

그런데, 기초자산으로 홍콩 H지수가 주로 이용된 이유는 무엇일까? 해당 이유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랫동안 H지수가 8000~1만2000포인트 수준에서 가격대를 보이는 등 비교적 안정적 가격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ELS를 판매하는 은행의 영업점 창구에서 홍콩 H지수에 대한 특징 및 향후 추이를 염두에 두지 않아, 과거의 추세만을 고려하여, 투자자에게 기초자산으로서 H지수가 추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사실 H지수는 주가지수 구성 비중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안정적 가격수준을 유지하는데, 적합하지 않다. H지수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50개 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주가지수로서, IT(37%), 금융(24%), 소비재(14%) 업종의 비중이 높다.

통상적으로 IT 기술주는 성장주로서 경기 민감도가 높고, 미국의 대중국 규제의 주요 대상이며, 중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가 강화된 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 업종이기도 하다. 또한, 금융주의 경우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대규모 대출이 이루어진 중국 은행의 부실 가능성도 있어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대형 국유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금융업종의 수익성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H지수의 경우 2015년 중반에도 주가지수가 1만5000선에서 급락하여 2016년 초 7000선에 다다르는 등 knock-in 구간에 진입해 ELS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점은 위험투자로서의 홍콩 H지수 연계 ELS의 판매가 상당 부분 은행의 영업점에서 이루어졌다는 데 있다. 그런데, 국내 5대 시중은행이 판매한 홍콩 H지수 연계 ELS 만기도래 상품의 최대 손실률은 60%에 육박하고 있다. 은행을 찾는 금융소비자 상당수가 예·적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령층일 것이라는 점에서 과연, 금융소비자의 위험에 대한 성향 파악 및 위험 고지가 정확히 이루어졌는지가 의문이다.

이른바,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은행의 고위험상품 판매 제한이 다시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19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의 불완전판매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의 경우 고위험 및 고난도 사모펀드 상품을 팔 수 없도록 규제한 바 있다. 하지만, 은행이 소비자 보호를 전제로 일부 상품 판매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한바, 금융당국도 판매한도 제한과 소비자 보호 조치 강화를 전제로 위험상품을 일부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었다.

하지만, 이번 ELS 손실을 계기로 향후에도 은행 영업점에서 ELS와 같은 고위험 투자상품을 권유·판매하는 영업행위가 허용되어야 할지를 심도 있게 재논의해야 한다. 우선, 예·적금 가입을 기대하고 은행 영업점을 찾는 금융소비자 대상 ELS의 교차 판매 시 투자자 위험 성향 결과와 상품 위험 수준이 투자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었는지 현장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은행 영업점 직원의 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동 상품의 잠재적 위험이 제대로 분석되었는지도 확인되어야 한다. 은행의 영업점 직원이 상대적으로 고위험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 영업 인력 대비 전문성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고 단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금융소비자의 상당수가 고위험 투자상품 가입을 전제로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은행 직원의 마케팅 성 투자 권유로 영업점 창구에서 즉흥적으로 ELS에 가입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홍콩 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 건을 계기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세심하고 주의 깊은 금융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2가지 우려 사항(은행 영업점 판매 인력의 고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전문 식견, 투자권유에 따라 비 계획적으로 고위험 투자상품 가입했을 가능성) 해소가 가능할 수 있도록 구체적 대책이 필요하다.

필요할 경우 고연령층 또는 고위험 상품 가입 경험이 없는 투자자 대상으로 자산운용사의 전문인력이 직접 투자자에 접촉해, 상품 가입의 적정성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를 의무화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추가적인 피해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구체적 대책 도출 시까지 은행 영업점의 ELS 판매 전면 중단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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