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다운사이클 이겨낼 사업포트폴리오 절실"비메모리에 더 역량을 집결해야 하는 시점"대형 M&A 목표시점 1년 남아···"조금씩 성사"
이에 업계에선 메모리 쇼크에도 삼성전자가 무너지지 않고 실적 방어를 할 수 있는 '비메모리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 발굴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pan class="middle-title">연말까지 메모리 쇼크 계속···감산 공식화
삼성전자는 그동안 무감산 전략을 고수하며 경쟁사의 투자를 억제하는 한편 감산 규모 확대를 유도해 시장점유율을 늘려왔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점유율이 확대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의 경우 작년 4분기 전분기 대비 4.4%포인트 상승한 45.1%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낸드 점유율도 2.4%포인트 상승한 33.8%로 집계됐다.
점유율 확대에도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감산'을 공식화한 것은 급속도로 불어난 재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9조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76.6% 증가했다.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도 2021년 말 9.7%에서 지난해 11.6%으로 불어났다.
높아진 재고 부담과 반도체 부문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자 삼성전자도 과거 단호한 모습에서 한 발 물러났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공식화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1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가 4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부진은 상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가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4분기까지도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간 반도체 부문의 적자는 적게는 6조원에서 많게는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 메모리 공급사들의 적극적인 동반 감산으로 하반기 업황이 반등할 경우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더욱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감산 계획을 밝힌 것은 목표하고 있는 하반기 가격 인상이 현재 생산 수준으로는 실현되기 어려운 것으로 자체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정쩡한 감산 규모를 유지해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것보다 단기적으로 감산 규모를 늘리는 것이 실질적 피해를 줄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 악화는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74% 감소한 60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 분기 영엽이익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14년만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전체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매출액의 30.1%를 반도체가 차지했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54.8%로 절반 이상을 반도체에 의존했다.
<span class="middle-title">이재용 '반도체 2030' 전략에도···성장 더딘 시스템반도체
메모리 업황 충격을 이겨낼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는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점유율 확대에 고전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비메모리가 70~75%, 메모리가 25~30% 각각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비중이 70%가까이 되기 때문에 업황 사이클에 다소 취약한 편이다.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설계업체의 주문에 맞춰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없고 경기 영향도 덜 받아 메모리보다 안정적이다. 이 때문에 파운드리를 30년가량 전문적으로 해온 대만 TSMC는 반도체 경기 영향이 훨씬 적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테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경기 사이클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고, 또 시장이 메모리보다 2배 이상 크다"며 "삼성이 내부적으로 준비를 해오고 투자도 하지만 더 역량을 집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메모리 비중은 확대보단 유지하면서 비메모리 분야에 집중 투자해 확대하고 연구개발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부회장 시절이던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설계(팹리스)와 위탁생산(파운드리) 등을 종합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연간 13조원씩 비메모리 반도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은 2021년 171조원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해마다 17조원씩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에 쓰겠다는 계획이었다.
최근에는 2042년까지 용인을 거점으로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삼성은 이곳에 약 300조원을 투입한다.
다만 업계 선두인 TSMC가 투자 규모를 삼성전자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전략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지난 1월 TSMC는 올해 반도체 생산투자에 380억~390억 달러(약 50조원)를 쏟아 부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TSMC는 미국, 일본, 대만에 이어 유럽까지 생산기지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업황의 부정적이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챗GPT 등 AI 반도체 트렌드와 맞물려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삼성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집중해야 할 분야"라면서 "시스템반도체도 차량용 반도체나 파운드리 수요 증가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pan class="middle-title">더 간절해진 '미래 먹거리'···전장·AI·로봇 주목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길어질수록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전장, 로봇, AI 등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더욱이 14년 만에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제친 LG전자의 경우 전장, 로봇 사업에서 점차 성과를 내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한 모습이다. LG전자 전장 사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겼으며 올해의 경우 12.5%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반해 삼성의 전장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하만의 경우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에 머물고 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체 영업이익의 2.1%에 불과하다.
로봇 사업도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로봇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14.9%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봇 사업 계획에 대해 "로봇은 또 하나의 성장동력으로 이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면서 "로봇 분야에 우리가 가진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고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2021년 밝힌 M&A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의미 있는 M&A를 향후 3년 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한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M&A 진행 상황에 관련해 한 부회장은 "조금씩 성사되고 있다"면서 "(연내는) 저희 목표지만 상대방 입장도 있기 때문에 잘 맞춰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미래 먹거리 발굴과 성장 엔진을 찾는 것은 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반도체의 경우 다운사이클 있지만 경쟁사인 TSMC의 경우 파운드리로 잘 버텨내고 있다. 이번 사태는 삼성의 오랜 기간 전략·리더십의 공백 영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M&A의 경우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고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경쟁사에게 자리를 뺏길 수 있다"면서 "삼성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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