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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의 실험···'신선밥상'으로 신선식품 경쟁력 키운다

11번가의 실험···'신선밥상'으로 신선식품 경쟁력 키운다

등록 2023.01.10 17:46

김민지

  기자

베타테스트 개념···산지 판매자 엄선해 품질 보장올해 IPO 앞둬 경쟁력 키우고 몸집 불리기 '박차'업계 "일단 긍정적···경쟁 치열해 성공 여부는 미지수"

사진=11번가 신선밥상 소개 유튜브 영상 갈무리사진=11번가 신선밥상 소개 유튜브 영상 갈무리

11번가가 '신선밥상' 서비스를 통해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만큼 공산품 외 카테고리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고 몸집을 불리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달 말 신선밥상 서비스를 개시했다. 신선밥상은 생산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품질이 보장된 식재료를 산지 프레시센터에서 소비자에게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오후 3시에서 6시까지 주문하면 당일에 제품이 발송되고 소비자는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파트너십' 개념으로 산지 판매자들이 11번가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지 프레시센터도 11번가 직배송이라기보단 산지 판매자들을 모아 11번가와 연결하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11번가는 신선밥상 서비스를 위해 상품 품질이 뛰어난 산지 판매자들을 엄선했다. 소비자가 신선도나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면 100% 무료 환불해 주는 '품질 보장제'도 내걸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선식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고민을 해했다. 신선밥상 서비스는 공식 오픈이라기보다 베타테스트 개념"이라며 "먼저 퀄리티가 보장된 사업자들을 선정해 입점시키고 11번가 MD들이 상품 퀄리티를 체크하기 위해 산지에 자주 방문하며 품질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11번가의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는 올해 안에 IPO를 성공시켜야 하는 현재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나일홀딩스(H&Q코리아·국민연금·새마을금고)에 18.2%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나일홀딩스와 약정에는 5년 내 IPO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 시점이 2023년이다. 올해 초에는 상장 예비 심사 청구 등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몸값을 제대로 평가 받기 위해선 거래액을 늘려 몸집을 불리고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11번가는 오픈마켓이기 때문에 공산품 경쟁력은 이미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식료품에선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산지 직송 서비스를 통해 종합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앞서 11번가는 장보기 서비스를 통해 이마트몰, 홈플러스, GS프레시몰, SSG닷컴, 롯데마트 등을 입점시켰다. 신선식품에 강한 기존 업체들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행보였다. 신선밥상으로 산지 생산자들을 입점시킨 것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그로서리 주도권 경쟁이 한창이다. 이 가운데 경쟁력이 뛰어난 곳은 SSG닷컴과 쿠팡을 꼽을 수 있다. 특히 SSG닷컴은 이마트의 신선식품 경쟁력과 온라인 배송 거점인 네오, 오프라인 이마트 매장을 거점으로 한 PP센터(Picking&Packing)를 통해 상품과 물류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쿠팡 또한 '로켓프레시'를 통해 신선식품을 직매입, 직배송하고 있다. 수도권과 거리가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농수산물을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7시까지 집 앞으로 빠르게 배송해주는 산지직송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실 11번가도 과거 신선식품 직매입에 뛰어들었던 경험이 있다. 지난해 2017년 '나우프레시'를 통해 신선식품 전문 MD가 확보한 식품을 헬로네이처의 냉장 물류센터에서 배송해주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신선식품 직매입은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성이 떨어졌다. 신선식품 특성상 배송과 보관에 비용이 들고 유통기한이 있어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면 폐기율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은 굉장히 어려운 분야고 11번가 또한 모든 분야에서 잘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결국 직매입 전 단계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산지 판매자와 계약을 맺고 다음날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11번가의 이런 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재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유통과정이 많을수록 선도가 떨어지는데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산지에서 바로 포장해 배송하는 방식이라면 당연히 신선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11번가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선도 높은 제품을 제공하며 재고관리도 돼 최선의 선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선식품의 경우 이미 이 분야에 특화한 버티컬 커머스가 많고 대형 이커머스 업체도 많아 11번가의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는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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