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10℃

  • 인천 10℃

  • 백령 8℃

  • 춘천 7℃

  • 강릉 13℃

  • 청주 13℃

  • 수원 10℃

  • 안동 15℃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13℃

  • 전주 14℃

  • 광주 14℃

  • 목포 14℃

  • 여수 15℃

  • 대구 19℃

  • 울산 19℃

  • 창원 17℃

  • 부산 17℃

  • 제주 14℃

막걸리도 맡김차림으로···지평주조 '푼주', 한국 술 문화 플랫폼 포부

르포

막걸리도 맡김차림으로···지평주조 '푼주', 한국 술 문화 플랫폼 포부

등록 2022.08.25 14:24

김민지

  기자

'아저씨 술' 막걸리 고정관념 깨고 고급화 나서요리 명인 김세진 셰프와 협업해 맡김차림 개발

지평주조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고급 한식 맡김차림 '푼주'를 열었다.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지평주조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고급 한식 맡김차림 '푼주'를 열었다.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지평주조가 '아저씨 술', '파전'으로 굳어져 있는 막걸리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메뉴 종류와 요리 방식을 셰프에게 모두 맡기는 한식 맡김차림 '푼주'를 한국 술 문화 플랫폼으로 발판 삼아 우리 술과 음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술 문화를 한층 더 높이겠다는 포부다.

지난 24일 지평주조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오픈한 고급 한식 맡김차림 '푼주'에서 간담회를 열고 제철 한식 맡김차림과 지평주조의 한정판 프리미엄 막걸리 페어링 코스를 선보였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상 속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맡김차림, 파인다이닝 등이 각광받고 있다. 지평주조는 이런 트렌드에 지평만의 브랜드 스토리와 한국의 문화·예술적인 요소를 더해 푼주를 선보이게 됐다.

푼주의 식기는 리움스토어와 협업해 전통공예작가 전상근의 수저, 잔, 그릇을 활용했다.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푼주의 식기는 리움스토어와 협업해 전통공예작가 전상근의 수저, 잔, 그릇을 활용했다.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지평주조는 김세진 셰프와 협업해 한식 맡김차림을 개발했다. 대한민국 요리명인 제33호인 김세진 셰프는 국내 최연소 육수 부분 명인으로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레스토랑 '초승달'을 운영 중이다.

푼주에 들어서니 전체적으로 흰색, 회색을 활용한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하얀 테이블에 짙은 고동색의 앞접시, 컵, 방짜유기 수저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메뉴부터 주방, 인테리어, 식기에 이르기까지 김 셰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특히 식기는 리움스토어와 협업해 전통공예작가 전상근의 수저, 잔, 그릇을 활용했다.

김 셰프는 "식기와 막걸리 잔까지 직접 고르고 작가님께 요청해 구성했다"면서 "막걸리 잔 중 일부는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시그니처 메뉴 '주병합'. 겉으로 보기엔 주병(술병)이지만 이를 4단으로 나누면 각각의 그릇이 되고 안에 타파스가 들어있다. 파인애플칩, 김부각과 아귀간 간새우, 문어 숙회와 당근퓨레, 감태에 싸먹는 참치육회 타파스로 구성됐다.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시그니처 메뉴 '주병합'. 겉으로 보기엔 주병(술병)이지만 이를 4단으로 나누면 각각의 그릇이 되고 안에 타파스가 들어있다. 파인애플칩, 김부각과 아귀간 간새우, 문어 숙회와 당근퓨레, 감태에 싸먹는 참치육회 타파스로 구성됐다.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코스는 양배추에 보리 된장을 올려 먹는 샐러드와 식전빵 '지평바게트'로 시작됐다. 식전빵에는 지평주조의 막걸리가 활용됐고 곁들임 술로는 지평주조 '부의주'가 제공됐다. 부의주는 발효 시 떠오르는 찹쌀의 모습, 음식과 어우러지는 술의 텍스쳐가 모두 '하늘에 뜬 구름'과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어졌다. 목넘김이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의 술이었는데, 의외로 빵과 함께 먹어도 잘 어울렸다.

다음으로 나온 계란찜은 김 장아찌와 전복, 처빌 허브, 트러플 오일 등을 활용해 맛을 냈다. 깨진 계란을 형상화한 맞춤 접시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계란찜과 함께 경남 함양에서 빚어진 '녹파주'가 제공됐다. 녹파주는 지평주조의 제품은 아니었는데, 김 셰프는 "당일 날씨나 식사 분위기 등을 고려해 다양한 우리 술을 소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메인 요리 '푼주 보쌈'.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co.kr메인 요리 '푼주 보쌈'.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co.kr

시그니처 메뉴인 '주병합'은 '석탄주'와 함께 제공됐다. 주병합 역시 김 셰프가 직접 기획한 메뉴다. 겉으로 보기엔 주병(술병)이지만 이를 4단으로 나누면 각각의 그릇이 되고 안에 타파스가 들어있다. 파인애플칩, 김부각과 아귀간 간새우, 문어 숙회와 당근퓨레, 감태에 싸먹는 참치육회 타파스로 구성됐다.

석탄주는 식전과 식사 중에 입안을 정리하기에 좋은 술이다. 알코올 도수는 12도로 일반 막걸리보다 2배 이상 높다. 은은한 단맛과 산미가 느껴졌는데 화사한 느낌의 부의주보다는 조금 묵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어 메인 요리까지 나왔다. 숙성 도미, 잿방어, 오이 장아찌‧고수 절임, 관자·우니·새우 삼합으로 구성된 '제철 모둠 회'와 '통새우 전', '푼주 보쌈' 순서로 맛볼 수 있었다. 여기에는 경북 예천의 '밀담 24도'가 함께 제공됐다. 메인 요리를 모두 맛본 후 파와 고송버섯(표고+송이버섯)을 활용한 뜨끈한 해장국과 무밥을 비벼먹으면 후식이 나온다.

후식으로는 오디 콩포드를 곁들인 레몬 셔벗과 식후주인 '백화주'가 곁들임으로 나왔다. 셔벗과 새콤함과 백화주의 달달한 맛이 잘 어우러졌다.

'백화주'는 디켄터에 옮겨 제공된다.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백화주'는 디켄터에 옮겨 제공된다.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지평주조는 푼주를 플래그십 매장, 테스트 베드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푼주에서 신제품 술을 먼저 선보이고 소비자 반응에 따라 판매처를 늘리겠단 이야기다. 이날 소개된 프리미엄 '푼주 막걸리' 3종 또한 아직은 푼주와 김 셰프가 운영하는 '초승달'에서만 맛볼 수 있다. 제품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종류별로 1달에 60병씩만 생산되기 때문이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푼주를 오픈한 것을 두고 지평주조가 외식 사업에 진출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면서 "푼주는 지평주조의 신제품을 먼저 선보이고 한국 술 문화를 알리는 플랫폼 역할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