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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만년적자’ 신세계까사 재매각 카드 꺼낼까

신세계, ‘만년적자’ 신세계까사 재매각 카드 꺼낼까

등록 2021.11.07 06:00

수정 2021.11.08 10:16

김민지

  기자

경영 전면 나선 후 첫 M&A ‘의·식·주’ 포트폴리오 완성 인수 후 경영정상화에 수천억 투자했으나 지속 적자한샘 등 가구업계 코로나 특수 누릴 때 나홀로 제자리M&A 전문가 최문석 대표 영입 두고 ‘매각’ 해석 시각

신세계, ‘만년적자’ 신세계까사 재매각 카드 꺼낼까 기사의 사진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신세계까사 신임 대표로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최문석 대표를 앉히면서 재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까사를 인수한 이후 막대한 투자금액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인수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적자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백화점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 이하인 데다, 지난해부터 타 가구업체들이 코로나 특수를 누릴 때에도 나홀로 정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정 총괄사장이 지난 2015년 신세계 경영 전면으로 나선 이후 성사시킨 첫 M&A로 의미가 컸다.

또 신세계그룹이 ‘의·식·주(衣·食·住)’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게 됐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컸다.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까사를 인수하기 전까지는 의(衣)와 식(食) 포트폴리오만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거’에 해당하는 사업이 부재한 상황이었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까사 인수로 생활의 3대 요소를 모두 신세계에서 해결하게 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까사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이를 신세계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었다. 정 총괄사장은 2023년까지 신세계까사의 매출액을 450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당시 72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도 160여개점으로 2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신세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가 신세계까사에 투자한 금액은 2018년부터 올해말까지 413억원에 달한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150억원, 153억원의 투자가 예정돼있다.

그러나 3년여가 지난 현재 신세계까사의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홈인테리어족이 증가하면서 매출액은 38% 증가한 163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07억원을 냈다. 올해 상반기는 매출액 978억원을 내면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으나, 영업손실은 1분기 10억원, 2분기 26억원을 내며 백화점부문 내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내실 없는 외형성장만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까사가 2023년 매출액 4500억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부터 40%대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올 2분기 매출성장률이 26%로 한풀 꺾인 점을 고려했을 때 40%대 ‘고속 성장’이 지속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매장 수도 87개에 불과해 3년 동안 15개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흑자를 내던 회사가 인수 직후부터 적자를 지속하는 상황이 되니 업계에서는 정 총괄사장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애당초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까사를 인수할 당시에도 터무니없이 비싸게 샀다는 평이 많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제조공장까지 갖춘 리바트를 500억원에 인수한 반면, 신세계는 껍데기만 있는 까사미아를 1837억원이나 주고 사들인 탓이다.

백화점과의 시너지도 예상만큼 크지 않았다. 현재 까사미아는 신세계백화점 11개 점포에 입점해있는데, 백화점 매장은 손익분기점 달성이 상당히 어려운 축에 속한다. 그간 한샘이나 현대리바트가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들 업체는 올해 들어서 백화점 입점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는데, 주방과 욕실, 건자재 등 리모델링이 포함된 매장이라는 게 신세계까사와의 가장 큰 차이다. 가구만 팔아서는 흑자를 내기 어려워 리모델링을 함께 구성한 것이다. 신세계까사는 리모델링 사업을 하지 않고 단순히 가구나 매트리스만 판매하기 때문에 백화점 입점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어렵다.

이번에 정 총괄사장이 최문석 대표를 영입한 것도 유일한 적자 계열사인 신세계까사를 매각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 대표가 M&A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부사장으로 있던 시절 지마켓 인수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보고펀드가 써머스플랫폼(에누리닷컴)을 인수하고 그가 대표로 있을 당시에는 골프예약 서비스 엑스골프를 운영하는 그린웍스, 택배 정보서비스인 스마트택배를 운영하는 스윗트래커, 모바일 광고회사 쉘위애드 등을 인수해 키운 뒤 코리아센터에 매각했다.

게다가 최 대표는 사모펀드 업계 인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 총괄사장이 최 대표를 통해 신세계까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후 재매각하는 전략을 구상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입장에서는 신세계까사가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다. 제조 공장이 없는 치명적 약점에 한샘이나 현대리바트랑은 매출 규모가 거의 10배나 차이가 나 따라잡기에도 역부족이고 적자는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M&A 전문가인 최문석 대표를 영입한 것도 재매각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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