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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출점 뚝 떨어진 스무디킹···구조조정설 재점화

신규 출점 뚝 떨어진 스무디킹···구조조정설 재점화

등록 2021.08.27 10:46

정혜인

  기자

올 3분기 신규 점포 4곳뿐···상반기 매출도 25% 줄어2018년부터 3년 연속 순손실에 영업권 ‘0원’으로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스무디킹의 3분기 신규 출점이 한자릿수대로 뚝 떨어졌다. 스무디킹코리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제2의 스타벅스’를 목표로 2015년 야심 차게 인수했으나 계속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19년 계열사 이마트24의 ‘숍인숍’ 입점 전략을 내세우며 ‘반짝’ 효과를 봤으나 이마저도 2년 여만에 효과가 떨어져 당분간 출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스무디킹을 매각하거나 철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무디킹코리아는 지난 7월 직영점 1곳과 이마트24 숍인숍 2개점, 9월 이마트24 숍인숍 1개점 등 올 3분기 총 4개 점포를 신규 출점한다. 스무디킹코리아의 분기 신규 출점 수가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9년 4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스무디킹코리아는 2015년 신세계그룹 인수 이래 신규 출점 속도가 계속 떨어졌는데, 2019년 8월부터 계열사 이마트24 점포에 스무디킹 매장을 내는 ‘숍인숍’ 전략을 내세워 효과를 봤다. 실제로 스무디킹코리아의 분기별 신규 출점 매장 수는 2020년 1분기 50개점, 2분기 92개점, 3분기 83개점, 4분기 37개점으로 크게 늘었다. 2019년 1분기 4개점, 2분기 5개점, 3분기 2개점, 4분기 8개점과 비교하면 1년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그러나 이 효과는 1년 여밖에 지속되지 못했다. 스무디킹코리아의 신규 점포 수는 올해 1분기 37곳에서 2분기에는 18곳으로 줄었고 3분기에는 4곳까지 급감한 것이다.

신규 출점 속도가 다시 2019년 수준으로 뚝 떨어지면서 신세계그룹이 스무디킹코리아를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스무디킹은 1973년 설립된 미국 기업으로 천연과일을 얼려서 갈아 만든 음료 ‘스무디’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는 경인전자의 오너 2세가 2003년 처음으로 들여와 한국법인 스무디즈코리아를 세우고 미국 본사의 라이선스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 2012년 스무디즈코리아가 미국 본사를 ‘역인수’하면서 성공신화로 오르내렸다. 이후 신세계푸드가 2015년 스무디킹코리아에서 물적분할한 국내 사업 신설법인과 베트남 사업권을 185억원에 확보하며 스무디킹코리아가 신세계그룹의 계열사가 됐다.

인수 당시만 해도 신세계그룹은 스무디킹코리아를 ‘제2의 스타벅스’로 키운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당시 업계에서는 이미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스무디킹코리아를 신세계가 인수한 데 대해 의문을 품었다. 스무디킹이 ‘여름 음료’를 판다는 인식이 강한 데다 스무디킹 국내 상륙 후 10여년이 흐르는 사이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미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무디킹코리아는 신세계그룹 인수 직후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2017년 ‘반짝’ 흑자를 내긴 했으나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스무디킹코리아의 매출액은 2018년 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감소했고, 2019년에도 10.6% 감소한 151억원, 지난해에는 17.4% 감소한 125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손실도 2018년 3억원에서 2019년 16억원, 2020년 28억원으로 계속 확대 중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푸드는 2019년 8월부터 편의점 이마트24에 숍인숍 형태로 스무디킹 매장을 집어넣으면서 외형 확대를 꾀했다. 이마트24 점주들에게 스무디킹 가맹비를 낮춰주는 한편 스무디 판매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 전략마저도 2년만에 효과가 떨어져 출점률이 급감했고 스무디킹의 외형 확대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실적도 크게 악화했다. 스무디킹코리아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4%나 감소한 44억원에 머물렀고, 순손실은 1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매출액은 100억원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순손실이 지속되다보니 급기야 지난해 말 기준 스무디킹코리아의 영업권은 ‘0’이 됐다. 영업권은 인수합병(M&A)을 위해 지급한 대금이 피인수 기업의 순자산가치 등을 초과할 때 발생하는 무형자산의 가치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기업 M&A시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책정한 공정가치보다 더 높은 값에 인수가가 책정된다. 브랜드 인지도, 영업 노하우 등의 무형자산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인수기업은 이후 회수가능액이 장부가보다 적을 때 영업권에 손상차손 처리한다. 즉 일정 수준의 현금 창출이 있어야만 영업권 유지가 가능하다. 스무디킹코리아의 영업권이 0이 됐다는 것은 사실상 스무디킹코리아의 무형자산 가치가 0이고, 장부가를 유지할 만한 현금 창출 가능성이 없다고 회사 측이 판단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스무디킹코리아의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모기업인 신세계푸드의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213.2%로 2019년(132.7%)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65% 급감했고, 당기순손실도 219억원이나 발생했다.

다만 스무디킹코리아의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다 보니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2015년 12월 스무디킹코리아 인수 당시 10년간의 국내 사업권을 확보해 현재 약 4년 남은 상황인데, 이 기간 순차적으로 사업을 접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외형보다 내실을 다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출점 속도를 줄인 것”이라며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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