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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모두 ‘제페토’ 타는 데 KB국민은행만 ‘게더타운’ 올라 탄 이유는

금융 은행

모두 ‘제페토’ 타는 데 KB국민은행만 ‘게더타운’ 올라 탄 이유는

등록 2021.07.22 08:16

수정 2021.07.22 11:14

임정혁

  기자

화상회의 통한 대면소통과 문서공유 주목고객은 직원 얼굴보고 설명 들을 수 있어다른 은행들 ‘제페토’ 선택한 것과 차별화자체 플랫폼 개발 앞두고 필수 요소 실험

지난 9일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2021년 하반기 KB금융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ESG경영과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윤 회장은 “다양한 업종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 중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 면서 “디지털 시대 주역인 MZ세대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KB 고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넘버원 금융플랫폼으로 인정받도록 전 경영진이 결기를 가지고 속도감 있게 실행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사진=KB금융지주 제공지난 9일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2021년 하반기 KB금융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ESG경영과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윤 회장은 “다양한 업종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 중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 면서 “디지털 시대 주역인 MZ세대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KB 고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넘버원 금융플랫폼으로 인정받도록 전 경영진이 결기를 가지고 속도감 있게 실행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사진=KB금융지주 제공

시중은행이 가상공간 ‘메타버스’를 활용한 혁신 실험에 한창인 가운데 KB국민은행만 다른 플랫폼을 활용해 눈길을 끈다. 대다수 은행이 결국은 자사 개발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를 실현하기 위해 고심하는 상황에서 KB국민은행의 남다른 실험은 향후 전략이 녹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은행업계 메타버스 움직임을 종합하면 KB국민은행만 미국 스타트업 ‘게더’가 만든 ‘게더타운’ 플랫폼을 활용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게더타운 내에 KB금융타운을 만들고 금융·비즈니스센터, 재택센터, 놀이공간 등 3개 공간으로 구성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이곳에서 테크그룹 임원과 부서장이 참여하는 경영진 회의를 열고 외부 업체와 기술 미팅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앞으로도 이곳에서 경영진 회의와 타운홀 미팅을 개최해 지속적으로 메타버스 접점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의 이런 행보는 최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BNK금융, DGB금융 등 주요 시중은행부터 지방 금융지주까지 전부 ‘네이버Z’가 서비스하는 ‘제페토’ 플랫폼에서 메타버스를 실현한 것과 비교된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제페토에 인천 청라연수원 구조와 외형을 그대로 구현한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축하고 박성호 행장이 직접 아바타 ‘라울’로 참여해 직원들과 소통했다. 우리은행도 제페토에서 권광석 행장이 아바타 ‘전광석화’로 참여해 직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과 달리 KB국민은행이 게더타운을 선택한 이유로는 ‘화상회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편리한 협업이 꼽힌다. 제페토를 비롯한 다른 플랫폼이 음성 대화를 적용하는 것과 다르다.

게더타운 메타버스 공간에서 참가자들이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왼쪽)과 참가자들 사이 화이트보드 문서 공유를 하는 모습. 사진=게더타운 홈페이지게더타운 메타버스 공간에서 참가자들이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왼쪽)과 참가자들 사이 화이트보드 문서 공유를 하는 모습. 사진=게더타운 홈페이지

게더타운 역시 제페토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메타버스에 참여한다는 큰 틀의 특징은 공통되지만 얼굴을 보고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게더타운 메타버스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려면 직접 아바타를 이동해 그 사람 근처로 가야 하는데 이때 자동으로 카메라가 켜지면서 대화가 가능하다. 대화를 마치고 다시 아바타를 멀리 이동해 마치 다른 곳으로 가는 것처럼 움직이면 카메라는 자동으로 끊긴다.

이를 은행 점포로 대입해 생각하면 큰 장점이다. 게더타운 메타버스 내에 차려진 가상 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창구 직원 앞으로 가면 고객과 직원은 자동으로 얼굴을 보며 상담을 받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특정 상품이나 상담에선 대면 영업이 필수일 수밖에 없는 은행 영업 조건을 메타버스 내에서도 고스란히 재현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게더타운은 사무실을 꾸리고 그 안에 화이트보드를 벽에 걸어 글이나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도 실시간으로 공유 가능하다. 프로젝트 앞에 서서 영상을 공유하며 발표를 할 수도 있다. 특히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곧바로 사이트에 접속해 메타버스에 입장할 수 있다는 편의성도 있다.

이런 특징을 종합하면 고객이 손쉽게 KB국민은행 메타버스에 접속해 실제 은행에 가서 창구 직원을 만나듯이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중요한 설명은 문서와 영상으로 눈앞에서 듣는 것처럼 제공받을 수 있는 셈이다.

게더타운의 이런 특징은 은행 밖으로 눈을 돌려도 주목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부품·소재 업체 LG이노텍은 지난달 개최한 채용설명회를 게더타운 메타버스로 열었다. 이날 400여명의 취업준비생과 20여명의 LG이노텍 인사담당자가 서로의 아바타를 움직이며 마치 실제 공간에서 만나 대화하듯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얼굴을 맞댔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기업 직방은 아예 코로나19 종식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는 모든 업무를 게더타운을 활용한 메타버스로 대체하겠다며 지난 2월 오프라인 출근을 전면 폐지했다.

전부 실제의 ‘나’를 표현하는 ‘아바타’가 움직여 누군가를 만나고 얼굴 보며 의사소통하는 동시에 필요한 문서는 즉각 공유할 수 있다는 ‘협업’에 주목한 선택이다.

KB국민은행이 게더타운을 활용한 것은 당장 지금의 편의성을 고려한 것에서 나아가 자신들의 플랫폼 개발 방향성을 내비쳤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올해 안으로 고객들이 아바타를 생성해 참여할 수 있는 가상영업점을 실험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점 부스 내 아바타 직원을 통한 상담 기능까지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실질 거래를 위한 추가 연동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바타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체와 상품 서비스 가입을 검증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엔 기술 기업과 협업해 금융 콘텐츠를 개발하고 가상 현실 기기를 활용한 가상금융 체험관도 실험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독자적 플랫폼을 개발해 이곳에서 메타버스를 구현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게더타운만의 실시간 아바타 대면 화상회의나 문서 공유가 결국은 KB국민은행만의 메타버스 서비스에서 갖춰야 할 필수 요소로 점찍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에서 협업이 편리하고 화상회의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 게더타운 플랫폼을 선택하고 메타버스를 시행한 것”이라며 “아직 언제 독자적 플랫폼을 만들어 내놓겠다는 구체적 계획까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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