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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한진家 맏딸→반란군→외톨이···향후 행보는?

조현아, 한진家 맏딸→반란군→외톨이···향후 행보는?

등록 2021.04.02 10:20

이세정

  기자

조 전 부사장, 3자연합 와해로 갈 곳 잃어공시 담당 등 업무 대리인 없어···현금력 악화KCGI로 한진칼 주식일부 매각도 자금난 대변보유 계열사 주식 처분하며 자금 마련 가능성일각선 ‘가족과 화해’ 관측, 고 조양호 회장 2주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그래픽=박혜수 기자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한진그룹 ‘남매의 난’을 시작하며 외부 세력과 결탁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외톨이가 됐다.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건설업체 반도건설과 맺은 3자 주주연합이 와해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현금력이 크게 약화된 조 전 부사장이 보유 주식을 처분하며 생존책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가족들에게 화해를 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GI 산하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달 26일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맺은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계약을 해지했다. 지난해 1월 31일 ‘반(反) 조원태’ 전선을 구축한지 1년 2개월만이다.

KCGI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어제자로 합의에 따른 주주연합간의 공동보유계약 해지를 공시했다”면서도 “앞으로도 한진그룹 거버넌스 개선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다양한 주주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협력해 필요시 언제든 경영진에 채찍을 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대호개발·한영개발·반도개발)은 한진칼 주식의 보유 현황을 각각 따로 신규 공시했다.

3자연합이 해체되면서 41.84%에 달하던 지분율(신주인수권 포함)도 쪼개졌다. KCGI 18.52%, 조 전 부사장 5.71%, 반도건설 18.19%다. 개별 주주가 된 이들의 영향력은 크게 위축됐다.

앞서 KCGI는 2018년 하반기부터 한진칼 주식을 사들이며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압박해 왔다. 하지만 오너가와 처음으로 맞붙은 2019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계를 느꼈고, 동맹군을 찾기 시작했다.

경영복귀가 무산된 조 전 부사장은 좋은 선택지였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불거진 이른바 ‘땅콩회항’으로 경영에서 물러났다. 2018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복귀했지만, 한 달여 만에 다시 퇴진했다. 일년 뒤 동생 조원태 회장에게 경영복귀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조 회장의 단독경영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권홍사 전 반도건설 회장과도 손을 잡았다. 권 전 회장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 생전 친분을 지분 매입 이유로 들었고, 한진가 3남매의 경영권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경영권과 부동산 개발권 등을 노리고 있었다.

3자간 규합은 오히려 시장과 주주의 외면을 불러오는 자충수가 됐다. KCGI가 오너가 경영배제 이유로 꼽은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과 취지가 퇴색됐다는 것.

특히 3자는 경영 참여 욕심이 없다고 못 밖았지만, 권 전 회장이 한진그룹 명예회장직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말 KDB산업은행이 한진칼 주요 주주로 등판한 것은 3자연합이 깨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분쟁 동력을 상실한 3자연합은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조 전 부사장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특히 현금 동원력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의 신규 지분 공시 게재는 본인이 직접했다. 이는 담당 변호인이나 업무 대리인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금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다.

한진칼 주식 일부를 KCGI에 처분한 것도 자금력 약화를 대변해준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8일 한진칼 주식 5만5000주(0.08%)를 장외매도했다. KCGI는 당시 종가보다 소폭 비싼 가격에 인수했고, 조 전 부사장은 현금 34억원을 취득했다. 조 전 부사장은 같은날 이 돈으로 지난해 SK증권에서 빌린 단기 주식담보대출(주담대) 25억원을 상환하는데 쓴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을 추가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조 전 부사장의 주식 현황을 살펴보면 ▲한진칼 378만2394주, 우선주 2867주 ▲대한항공 보통주 3140주, 우선주 5933주 ▲㈜한진 4000주 ▲토파스여행정보 1153주 ▲정석기업 5만6458주 ▲한진정보통신 2015주 등이다.

올해 한진칼과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 토파스여행정보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무배당을 결정한 것은 타격이 상당하다.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의 만기가 올해 줄줄이 도래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상속세 등에 대한 연부연납 담보를 제외한 조 전 부사장의 담보 건은 총 9건(2.78%)이고, 이 중 1건은 담보제공이다. 총 370억원 상당이다. 모두 연내 만기되는데, 당장 이달에만 3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매년 100억원 가량의 상속세도 마련해야 한다. 조 회장과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막냇동생 조현민 ㈜한진 부사장 3인이 최근 비상장 계열사 정석기업 지분을 매도한 것도 상속세 재원용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의 경우 비상장사 주식을 받을 인수자를 찾는 과정부터 녹록치 않다.

한편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는 8일이면 조양호 전 회장 별세 2주기를 맞는 만큼, 이를 계기로 가족들과 화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 전 부사장이 모친과 각별한 사이였다는 점, 동생 조현민 부사장과는 감정골이 상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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