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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후유증?···기존 대표가 새 대표에 결재받는 솔젠트

경영권 분쟁 후유증?···기존 대표가 새 대표에 결재받는 솔젠트

등록 2021.03.25 08:13

박경보

  기자

석도수 대표, 3일부터 출근...재경부 임직원 횡령의혹에 내홍 격화이명희 전 대표 해임...영업 담당 유재형 전 대표는 결재라인 포함 주총 적법성에 대한 법원 최종 판단까지 분쟁 지속...주주우려 심화

경영권 분쟁 후유증?···기존 대표가 새 대표에 결재받는 솔젠트 기사의 사진

석도수 대표의 경영 일선 복귀로 재도약을 노렸던 솔젠트가 경영권 분쟁 후유증을 앓고 있다. 대주주인 EDGC 측이 주주총회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전·현직 경영진이 함께 출근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전직 대표가 석 대표에게 결재를 받는 등 내홍이 깊어져 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1월 13일 솔젠트 주주연합(WFA조합·솔젠트 소액주주연대)은 대전 본사 앞 공터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사외이사 2명, 감사 1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당시 EDGC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효력 제한을 이유로 주총을 급하게 미뤘다. 하지만 주주연합 측이 우호지분을 모아 예정대로 강행하면서 석 대표의 경영권 탈환이 이뤄졌다.

◇본사 정문 쇠사슬 뚫고 출근한 석 대표...전임 대표들과 합의 도출
문제는 2개월이 지나도록 양측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주주 EDGC와 이명희·유재형 공동대표는 이번 주총이 적법한 절차(대표이사 부재)를 따르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기존의 두 전직 대표들은 EDGC 측의 추천으로 선임된 경영진이다.

전직 대표들은 주총 이후 본사 정문을 사슬로 묶어 봉쇄하고 경비용역을 고용하는 등 지난 1월 22일부터 신임 경영진의 출근을 봉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경비용역들이 마찰을 빚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치열한 대립이 계속되던 지난 3일, 석 대표 측은 본사 정문을 걸어 잠궜던 쇠사슬을 끊어내고 정상 출근에 성공했다. 현재 법인 등기부등본상 대표이사는 석도수 대표지만 전직 대표들도 여전히 출근하며 회사 일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희 솔젠트 전 대표는 지난 22일 38커뮤니케이션에 게시글을 올려 주주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주총과 이사회의 적법성을 따지는 소송이 끝날 때까지는 계속 이러한 분쟁과 대치상태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어쩔 수 없이 서로가 적이라고 생각하는 집단과의 동거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에 따르면 양측은 이번 소송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회사 내부의 양측 경비용역 철수 ▲회사의 중요 결정은 양측의 합의 후 실행 ▲결재라인은 부서장→CFO→유재형 전 대표→석도수 대표 등이다. 다만 구속력을 가지기 위한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합의서가 작성되진 않았다.

◇전임 대표 이사직 유지...유 전 대표가 석 대표에 결재 올려
솔젠트 관계자에 의하면 이명희 전 대표와 유재형 전 대표는 여전히 등기이사직을 지키고 있다. 다만 보직 해임된 이 전 대표는 결재라인에서 완전히 빠졌고, 유 전 대표만 결재라인에 포함돼 있다.

석 대표에 따르면 지난 16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 전 대표를 모든 보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이 상정돼 가결됐다. 이 전 대표가 수차례 경고에도 업무를 지속 방해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유 전 대표는 솔젠트의 영업을 담당하고 있어 당장 회사를 떠나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금고에 현금 61억원 보관...횡령 의혹에 일부 임직원 휴업 지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솔젠트의 전·현직 경영진들은 자금을 관리하는 재경부 임직원들의 횡령 의혹을 놓고 다투는 중이다. 석 대표는 정상 출근 이후 CFO/부사장, 경영지원부 이사·과장·주임, 총무팀장, 전략추진차장 등을 대거 휴업시켰다. 내부 자금 횡령과 회계부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석 대표 측에 따르면 61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수표로 발행돼 재경부 금고에 보관되고 있었다. 이에 석 대표는 재경부 직원 가운데 일부를 휴업시킨 뒤 횡령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석 대표가 은행 계좌를 전부 막아 운영자금 등을 위해 수표로 찾아 회사 금고 안에 보관해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석 대표가 회사의 정상화보다 보복 등 다른 곳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반면 솔젠트의 새로운 경영진들은 회사의 자금운영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직원들이 투명한 회계를 위한 협조에 응하지 않는 등 회사가 사실상 ‘복마전’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EDGC에서 파견 온 직원 두 명에게 16억원의 성과급이 지급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석 대표 “대표이사로서 임직원의 업무방해에 적절한 조치 취한 것”
석 대표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일부 임직원들에게 휴업 명령을 내린 것은 경영정상화 TF단의 논의 하에 이루어졌으며 회사의 가치를 훼손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라며 “대표이사는 임직원의 적극적인 업무방해나 항명, 지시 불이행, 비협조 등으로 경영활동에 방해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칠 위험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시정하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일 전임 대표들을 만난 이유는 그간 분쟁의 장기화로 망가진 회사의 경영상태를 한시라도 빨리 정상화시키는 것이 대표이사로서의 본연의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이 전 대표의 주장처럼)대표이사로서의 권한 행사를 제한하기로 합의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DGC의 신상철 대표는 소액주주연대에게 솔젠트를 빼앗겼다고 하는데, EDGC는 투자사 중 하나일 뿐”이라며 “(일부 임직원의 휴업은)미래 성장 발전을 위한 적절한 권리 집행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석 대표는 회사의 최근 사태를 우려하는 주주들에게 조만간 서한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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