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한 듯 하지만 자꾸 생각난다” 반응버거킹 광고, 인터넷 영상 공개한 후 일주일만에 22만건 이상 조회수
이형민 제일기획 팀장은 “언어유희는 낡고 재미없는 ‘부장님 개그’라고 여겨져 그동안 광고에 제한적으로 활용됐다”며 “그러나 영포티(young forty) 세대의 등장 및 권위의식 없이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아재’ 연예인들의 활약에 힘입어 ‘아재 개그’가 친근하고 트렌디하게 인식되면서 이를 활용한 광고들이 높은 효과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제일기획 제공
이는 최근 방송, 웹툰 등을 통해 인기를 끌며 대세 유머코드로 자리매김한 ‘아재 개그’의 인기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은 여름 한정판 신제품 ‘통새우와퍼’ 출시에 맞춰 ‘아재 개그’를 활용한 TV광고를 내놨다. 이 광고에서 배우 이정재는 비 오는 어두운 날 차 안에서 무언가를 보고 놀란 듯 운전기사에게 ‘세우라고! 세우라니까!’라고 다급히 외친다.
급정거한 차량 앞으로 ‘새우’들이 유유히 길을 건넌다. 멈춘다는 의미의 ‘세우다’와 제품의 재료인 ‘새우’ 의 유사한 발음을 활용한 언어유희다. ‘새우의 자존심을 세우다’라는 광고 카피에서는 ‘새우’와 ‘일어서게 하다’ 라는 의미의 ‘세우다’를 접목시켰다. 이정재의 진지한 듯 하면서 능청스러운 연기가 재미를 더한다.
이와 같은 사례는 KT 스카이라이프도 비슷하다. 이 광고에는 가수 유희열과 이적이 등장한다. “희열을 느끼려면 스카이라이프로 이적하라”라는 문구를 내세워 친근한 ‘아재’ 이미지의 두 모델과 이들의 이름을 활용한 ‘말장난’이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모바일 게임 ‘블라썸 블라스트 사가’ 광고에는 귀엽고 코믹한 이미지의 중년 배우 우현이 등장한다. 꽃 이름을 부르며 애타게 찾는 사람들 앞에 꽃 분장을 하고 나타난 그는 “나 블라썸(불렀어)?”이라는 아재 개그로 웃음을 끌어낸다.
언어유희 광고는 자동차 업계에서도 통하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아재 셜록’이라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기도 했던 대표적인 ‘아재’ 개그맨 신동엽을 모델로 기용했다. 이 광고에서 신동엽은 고객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는 ‘신 차장’을 연기한다. ‘신 차장’은 이 회사가 내놓은 ‘신차 장기 렌터카’ 서비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업계는 최근 이런 광고들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에 대해 ‘아재 개그’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언어유희를 활용한 ‘아재 개그’ 광고의 강점은 중독성에 있다. 광고의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제품명을 각인시키는 데에 효과적이다. 광고를 본 다수의 시청자들은 “유치한 듯 하지만 자꾸 생각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TV로 광고를 접한 후 인터넷을 통해 영상을 다시 찾아보는 경우도 많다. 버거킹 광고의 경우 인터넷에 영상을 공개한 후 일주일만에 22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언어유희를 유도하는 참여형 마케팅 이벤트도 내놓고 있다. ‘바나나 안 바나나’라는 광고 카피로 인기를 끌었던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는 ‘바나나’의 자음을 뺀 ‘ㅏ ㅏ ㅏ맛 우유’를 제시하고 초성과 종성을 소비자들이 직접 채우는 ‘#채워바나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TV광고에서는 ‘잘나가맛 우유’(인턴사원), ‘반해라맛 우유’(썸녀) 등 10~20대가 공감할 만 한 예시를 제시했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는 30~40대를 위한 ‘아재 개그’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자신이 알고 있거나 직접 창작한 ‘아재 개그’를 댓글로 남기면 투표를 통해 뽑힌 참여자들에게 순금, 상품권 등을 수여한다.
이형민 제일기획 팀장은 “언어유희는 낡고 재미없는 ‘부장님 개그’라고 여겨져 그동안 광고에 제한적으로 활용됐다”며 “그러나 영포티(young forty) 세대의 등장 및 권위의식 없이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아재’ 연예인들의 활약에 힘입어 ‘아재 개그’가 친근하고 트렌디하게 인식되면서 이를 활용한 광고들이 높은 효과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squashkh@naver.com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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