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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부수업무 지정됐지만···신한은행 '땡겨요' 생태계 확대 숙제

금융 은행 NW리포트

부수업무 지정됐지만···신한은행 '땡겨요' 생태계 확대 숙제

등록 2025.05.20 07:00

수정 2025.05.20 09:11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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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진입한 비금융 플랫폼···소상공인 '상생'에 방점낮은 수수료율에도 가맹점 확보 어려움···소비자 선호도↓사용자 경험 제고 및 지속적인 지자체 협력 여부도 관건

부수업무 지정됐지만···신한은행 '땡겨요' 생태계 확대 숙제 기사의 사진

신한은행의 상생 배달앱 '땡겨요'가 금융위원회로부터 기한 없이 운영 가능한 정식 부수업무로 승인받았다. 이는 실험적인 비금융 신사업이 제도권 안에 들어섰다는 의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가맹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에 '상생'에 대한 기대감과 서비스 확장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6일 신한은행의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 서비스 '땡겨요'를 부수업무로 승인한다고 공고했다. 이는 신한은행이 부수업무 지정 신청서를 제출한 지 하루 만이다.

서울시·휴게소·지자체···상생 생태계 넓히는 땡겨요


땡겨요는 지난 2020년 12월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2021년부터 시범 운영돼 왔다.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인 진옥동 회장이 행장 시절부터 직접 챙긴 프로젝트로, 신한금융 최초의 비금융 플랫폼 사업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배턴을 이어받은 정상혁 행장 역시 땡겨요의 부수업무 지정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다.

현재 전성호 단장이 이끌고 있는 신한은행 땡겨요사업단은 수익 창출보다 착한소비, 상생의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독과점 체제의 배달앱 시장의 건강성을 강화하고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땡겨요는 서울시와 '서울배달+' 단독 운영사로 선정돼 시범자치구를 중심으로 공공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4월엔 서울시 및 18개 치킨 프랜차이즈와 '서울배달+ 가격제'를 도입하기로 협약해 최대 30%까지 가격을 할인해주는 상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땡겨요는 서울시 등 주요 지자체들과 공공배달앱 사업자로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페이 등 지역화폐 연동을 통한 소비자 할인혜택 제공, 지자체 협약을 통한 지역사회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지난해 7월부터는 전국 휴게소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땡겨요는 광고비, 월고정료, 입점 수수료를 없애고 공공배달 플랫폼 수준(2%)의 중개수수료를 통해 소상공인과 '상생'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신한은행은 라이더들의 수입을 정기적인 급여로 인정해 '신한 급여클럽'과 동일한 금융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는 등 상생에 대한 밑그림을 명확히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땡겨요를 부수업무로 승인한 금융당국은 상생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이 수익만 좇기보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상생을 실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땡겨요의 성장 성적표는 점차 숫자로 가시화되고 있다. 5월 기준으로 땡겨요의 고객 수는 약 492만명으로, 곧 5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3월 고객 수는 300만명 수준이었지만 서울시와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제휴 할인 등을 바탕으로 1년 2개월 만에 180만명 이상 고객 수를 늘렸다. 가맹점 수는 지난해 3월 약 14만곳에서 22만곳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회원·가맹점 급증에 힘입어 월간 활성 이용자(MAU) 역시 크게 늘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땡겨요의 MAU는 13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월 100만명 이상의 꾸준한 이용자층을 확보하며 배달앱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부수업무 지정됐지만···신한은행 '땡겨요' 생태계 확대 숙제 기사의 사진

저수수료에도 외면···기존 앱 '락인효과'에 고전


다만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업계에 따르면 땡겨요의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약 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58.7%), 쿠팡이츠(22.7%), 요기요(15.1%) 등 '빅3'가 96%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땡겨요를 비롯한 기타 공공·상생형 앱들이 나머지를 나눠 갖는 구조다.

빅3 배달앱 대비 땡겨요의 가장 큰 차별점은 가맹점 수수료다. 땡겨요는 출범 당시부터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동네 배달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업계 최저 수준인 2% 중개수수료 정책을 내세웠다. 가맹점주로부터 입점비나 광고비를 받지 않고, 자체 구축한 PG시스템으로 판매대금을 주문 당일 정산해주는 등 자영업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강조했다.

반면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선발주자들은 통상 약 6.8~9.8%의 중개수수료를 적용하고, 노출 광고비 등 부가비용도 발생한다. 실제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가맹점주들이 지불하는 총 수수료는 땡겨요(2% 이하)의 4~5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땡겨요의 등장은 전체 배달플랫폼 시장의 수수료 인하 경쟁과 서비스 개선을 촉발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수수료 격차가 크다 보니 땡겨요 등장 초기부터 자영업자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수수료로 떼이지 않는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주문 중개당 수취 수수료가 2%로 제한된 만큼 땡겨요 운영사인 신한은행으로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선발주자 대비 열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배달의민족 등은 전국 규모의 방대한 가맹점과 이용자 기반을 이미 확보하고 있고, 앱 완성도나 UI/UX 측면에서도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반면 땡겨요는 시장점유율이 낮아 소비자 모수가 적으니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굳이 입점해야 할 유인이 크지 않은 구조적 약점이 있다. 또한 이미 익숙해진 기존 앱 대신 음식점 수가 적은 땡겨요를 사용할 소비자도 많지 않다.

신파일러 대안신용평가 모델 구축···상생·이자수익 다 잡는다


업계 안팎에 따르면 땡겨요 사업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당장의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비금융 데이터 축적으로 장기적 수익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게 신한은행의 복안이다. 직접적인 수익보다는 배달 플랫폼에서 얻어지는 각종 데이터를 금융서비스에 접목해 수익으로 연결시키겠다는 얘기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통해 축적되는 배달 주문 패턴, 소상공인 매출, 라이더 운행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가 향후 신한금융의 종합 금융데이터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배달앱이라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매개로 젊은층을 포함한 새로운 고객군과의 접점을 넓히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땡겨요 사업의 부수 효과 중 하나는 배달 라이더 및 영세 소상공인 대상 특화 금융상품을 개발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은 땡겨요 출범과 동시에 대안신용평가 모델 구축에 착수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 계층을 위한 새로운 대출 심사체계를 시험했다.

과거에는 은행 내부 금융데이터와 외부 신용평가사(CB) 정보만으로 대출심사를 했지만, 땡겨요를 계기로 멤버십 이용내역, 소액결제, 카드 매출, 입출금 패턴 등 생활밀착형 비금융정보와 AI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3년 10월 출시된 '소상공인 상생 매일 땡겨드림 대출'은 땡겨요 가입 사업자를 대상으로 매일 일정 금액을 대출해주는 서비스다. 일 매출액 변동으로 인해 안정적인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매일 일정 금액의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시중은행 최초로 시도한 대출 상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신한금융그룹은 '땡겨요'를 단순 배달앱이 아닌 그룹 통합 플랫폼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음식 주문중개를 넘어 전통시장 배송, 식자재 유통, 생활용품 배달 등 O2O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게 신한금융의 목표다.

수익성 우려에도 느긋한 신한은행···가맹점 확보 관건


향후 시장 안착의 관건은 앞으로 땡겨요가 얼마나 많은 가맹점 수를 확보하느냐다. 배달 서비스는 가맹점이 늘어야 소비자 유입이 늘고, 소비자가 많아야 다시 신규 가맹점 유입이 이뤄지는 구조다. 배달앱은 본질적으로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 산업이기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량과 사용자 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자생적인 성장 동력을 얻기 어렵다.

수익성 개선 방안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도 요구된다. 낮은 수수료율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상쇄할 다른 수익 모델을 발굴해야 하는데, 일각에선 금융 연계 서비스에서 수익을 찾는 금융-비금융 크로스보더 전략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신한은행의 여수신 상품 판매, 보험, 광고 등 간접 수익을 창출하거나 축적된 빅데이터를 외부와 연계해 수익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지자체 및 소상공인과의 지속적인 상생협력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땡겨요가 확장하고 있는 공공-민간 협력 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상생 생태계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주요 배달앱 못지않은 UI/UX 개선, 안정적인 주문 시스템, 다양하고 정확한 맛집 리뷰 콘텐츠 확보 등 이용자 경험 제고 노력도 뒤따라야 할 필요가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 배달 플랫폼의 비싼 수수료 횡포를 못견딘 자영업 소상공인 위주로 가맹점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가장 큰 과제는 가맹점 확대이지만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어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땡겨요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익 창출이 아닌 '상생'이고, 많은 수익이 발생하면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며 "배달 앱 시장에서 천천히 점유율을 다져가면서 사업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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