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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삼성물산 토목 부문’ 인수 위한 포석?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삼성물산 토목 부문’ 인수 위한 포석?

등록 2015.12.08 15:57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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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 토목 부문 합병설 ‘솔솔’삼성물산 재편과 함께 토목 사업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삼성엔지니어링, 사업다각화로 수익구조 개선 기대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삼성물산 토목 부문’ 인수 위한 포석? 기사의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익성 위기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 살리기에 나선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토목 부문의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7일 이사회를 통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삼성 미래전략실도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일반공모를 통해 유증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매각설까지 나돌던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룹 내 잔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서 나아가 향후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된 삼성물산의 토목 부문을 떠맡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투자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물산의 건설사업 재편에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왔다. 삼성엔지니어링이 화공과 산업플랜트, 토목, 건축공사, 엔지니어링 사업 등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만큼 삼성물산의 기존 건설부문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올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성사시키고 ‘통합 삼성물산’을 출범한 후에는 삼성엔지니어링 사업을 쪼개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통합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상장 회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업을 나누기보다 현행 체제를 이어가며 경영정상화를 돕는 것이 낫다는 판단하에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삼성그룹 연말 정기인사에서 재계의 예상과 달리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을 유임시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차원에서도 부족한 사업 부문을 대폭 보완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통합 삼성물산’에는 지난 합병에 따라 ‘건설’과 ‘리조트 건설’ 사업부문이 공존하고 있다. 이에 출범 초기부터 삼성물산 건설과 옛 제일모직의 건설부문(현 리조트 건설)에 겹치는 사업이 많다는 점을 들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국내 건설업계 불황이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데다 올해도 시황이 불투명한 만큼 조직의 덩치를 줄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 측에서는 “제일모직의 리조트 건설과 삼성물산의 토목 건설은 중복되는 분야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토목 부문의 매각은 그룹 안팎에서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고 있다.

삼성물산 사내 게시판에서도 직원들 사이에서 토목과 플랜트 사업 등 부문이 각각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 삼성물산은 최근 1년 동안 옛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6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으며 인사가 마무리되면 대규모 조직개편과 함께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에서도 삼성물산이 기존 제일모직 패션부문과 삼성물산 상사부문을 통합해 전체 조직을 3개 사업부문으로 통합하는 안과 ‘리조트와 건설’, ‘패션과 상사’ 등 2개로 재편하는 안이 거론된다.

결국 재편 과정에서 중복 조직을 없애고 일정 인력은 회사 밖으로 떠나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토목 부문을 삼성엔지니어링에 넘기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간 해외 플랜트를 주력 사업으로 내세웠던 삼성엔지니어링은 비주력 사업인 토목 부문의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에도 사우디와 이라크 등 중동지역에서 추진한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해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중동정세 불안과 유가하락 등 악재로 앞으로도 장담할 수 없다.

반면 삼성물산은 동남아시아와 호주, 캐나다 등의 토목 건축 시장에 속도를 내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비록 올 3분기 시빌(토목) 사업부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3795억원보다 대폭 줄어든 809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대규모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토목 부문을 인수할 경우 사업다각화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은 물론 수익구조 개선으로 재무건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7.81%를 보유한 2대 주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른 회사보다는 삼성엔지니어링을 지원하는 편이 상호 이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을 둘러싼 건설부문 재편설은 이미 재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삼성물산의 사업구조 재편안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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